사랑에는 약도 없다고 했던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상대방의 모든 것이 완벽하고 귀여워 보이는 마법에 걸리게 된다.
심지어 체취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이 코를 막으며 치를 떠는 발 냄새도, 땀 냄새도 연인에게는 향기롭게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콩깍지가 아니었다. 바로 ‘과학적인 이유’였다.
스위스의 동물학자인 클라우스 베데킨트의 실험에 그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일명 ‘땀에 젖은 티셔츠 실험’이다.
그는 44명의 남성들에게 같은 티셔츠를 2일간 입도록 했다. 이 기간에는 샤워를 하거나 몸에 향수를 뿌리지 못하게 통제했다.
이를 통해 남성들의 체취가 고스란히 티셔츠에 배도록 한 것이다.
이후 티셔츠를 회수해 49명의 여성들에게 냄새를 맡고 평가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베데킨트는 실험에 참여한 남성, 여성들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했다. 이 결과와 티셔츠 냄새 평가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여성들은 자신의 유전적인 특성과 가장 차이가 큰 남성의 체취를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베데킨트는 이러한 결과가 ‘MHC 유전자’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MHC 유전자가 서로 다를수록 상대방을 더욱 매력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상대방의 체취를 통해 MHC 유전자의 차이를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어 “반대로 MHC 유전자가 흡사한 가족, 친족들 사이에서는 서로 기피하려는 본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친오빠, 친동생의 체취가 유독 지독하게 느껴지는 과학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