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으로 사망한 남성의 시신이 유가족 동의 없이 ‘유료 해부쇼’에 사용된 사건이 발생해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킹5’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사는 엘시 손더스는 남편 시신이 ‘해부쇼’에 쓰였다는 사실을 듣고 절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인체 해부 시연 행사는 지난달 17일 포틀랜드의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이날 해부대에 오른 시신이 바로 엘시의 남편 데이비드 손더스(98)였다.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했던 데이비드는 최근 코로나19로 사망했다.
그의 시신은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에 시신을 기증하려 했지만 코로나로 사망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엘시는 결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활동하는 연구소 ‘메드 에드 랩스’에 남편 시신을 보냈다.
문제는 이 연구소가 데이비드의 시신을 ‘데스사이언스’라는 단체에 팔면서 시작됐다.
이 단체는 미국 전역을 다니며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인체 해부를 직접 보여주는 ‘해부쇼’를 기획했고, 데이비드의 시신이 첫 행사의 해부대에 올랐던 것.
퇴직한 해부학 교수가 시신을 해부하며 장기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관람료 5백 달러(약 59만 원)를 낸 관객 중 일부는 해부된 시신을 직접 만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 황당한 쇼의 전말은 데이비드가 코로나 감염 후 사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데스사이언스 측이 관람객에게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메일을 보내며 알려지게 됐다.
데스사이언스 측은 유족 동의 없이 시신을 해부한 것에 대해 “메드 애드 랩스가 어떤 시신인지 밝히지 않고 판매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시신을 판매한 메드 에드 랩스 측도 “데스사이언스가 시신을 사용하는 용도를 속였다”고 반발했다.
지난달 31일 ‘핼러윈데이’에 맞춰 한 차례 더 ‘유료 해부쇼’를 진행할 계획이었던 데스사이언스 측은 논란이 일자 남은 해부쇼를 모두 취소했다.
유족들은 “시신이 과학적 목적으로 기증됐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공개 해부됐다.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메드 애드 랩스로 시신을 옮겼던 장례회사는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무료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하는 등 유족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