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딸바보’라고 한다.
딸만 보면 봄날 햇살에 얼음이 사르르 녹는 것처럼 마음이 녹아내리는 아빠들을 말한다.
‘딸바보’ 아빠들은 맛있는 음식만 봐도, 예쁜 옷과 인형만 봐도 딸이 생각나고, 오로지 딸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아빠가 딸에게 가없는 애정을 쏟아붓는 경우라면 가정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화목할 터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아빠의 입장이 아닌, 딸의 입장을 한 번 들어보자.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빠랑 딸이 대화를 못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개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한 누리꾼이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누리꾼은 “아빠라 대화 못 하는 이유. 아빠가 나한테 말하는 건 모두 지시라서…”라고 말했다.
이어 “설거지해라. 뭐 사 와라 등 모두 나에게 지시할 때만 말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상황도 자세히 설명했다. 누리꾼은 “아빠는 가끔 말을 걸 때도 질문형으로 돌려서 말한다”고 전했다.
이 말이 무슨 뜻인고 하니, “왜 옷 안 갈아입냐”라는 말은 “옷 갈아입어라”라는 뜻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이어 “밥 안 먹냐”라는 아빠의 말은 “밥 차려라”라는 의미, “이건 어떻게 하는 거냐”라는 말은 “니가 좀 해봐라”라는 의미라고 누리꾼은 설명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아빠는 나를 부를 때 ‘가시내’라고 부른다. 내가 왜 욕을 하냐고 뭐라고 했더니 ‘이게 왜 욕이냐’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와 우리 집이랑 똑같다”, “저런 집 꽤 많다”, “둘 다 너무 소름 돋는다. 저게 내 현실”이라며 공감하고 나섰다.
물론 모든 가정의 아빠들은 딸을 사랑하고 아낀다. 그 부정(父情)은 부정(否定)할 수 없다.
하지만 딸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문제는 바로 아빠들의 ‘표현 방식’일 것이다.
퉁명스럽거나 무덤덤하게 말을 걸거나, 딸들이 명령 혹은 지시처럼 느껴지면 아무리 아빠의 애정이 있더라도 딸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는 법.
만일 이 글을 읽은 아빠가 있다면 앞으로는 딸에게 다정한 말투로 말을 건네보자. 아마 딸은 그런 아빠에게서 무한한 사랑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