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쓰레기 안버리고 모으는 엄마 때문에 온 가족이 겪는 고통을 쏟아낸 딸의 글이 올라왔다.
댓글에는 위로와 격려뿐만 아니라 자기도 같은 처지라고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현재 19세, 고3인 글쓴이는 쓰레기더미 같은 집 상황을 친구들이나 다른 친척들한테도 말할 수 없어서 답답한 마음을 온라인상에 올리며 조언을 부탁했다.
그녀의 엄마는 2010년 아빠가 사업에 실패한 뒤부터 물건 집착증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가족들이 큰 아파트에 살아 짐이 덜 어지러웠고, 그녀 또한 초등학교 3학년이라 잘 알지 못했다.
아빠가 사업에 실패해 아파트에서 반지하로 이사하면서 많은 짐이 드러났고 이삿짐센터도 고개를 저었다. 반지하 주택의 안방, 거실, 부엌 등이 짐으로 가득 채워졌다.
거실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온갖 짐으로 가득해 마치 고물상 한가운데서 사는 기분이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렇게 2015년까지 5년을 살다가 일반 주택으로 이사했다. 이사하면 깨끗한 집에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겠지 기대했지만 지금까지 4년 동안 나아진 게 없다.
집은 옥탑방이 딸린 구조인데, 옥탑방부터 통로계단까지 짐으로 가득하고 실내도 마찬가지다.
식탁위에도 짐으로 가득차 식탁의 5분의 1만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식사는 한 번에 두 명 이상 할 수 없다.
앉을 자리가 없고 의자 바로 뒤에도 짐이다.
그녀는 이 상황을 “거실도 뭐 말할 필요도 없다. 그냥 싹 다 짐이야!”라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이런 저런 해결책, 부부싸움, 가족 간 논쟁 등 모든 수단을 사용했지만 짐을 치우는 것은 번번이 엄마의 반대에 부딪혔다.
더욱 큰 문제는 가족들이 더 이상 못 견뎌 엄마로부터 떠나 뿔뿔이 헤어지게 생겼다는 것이다.
아빠가 먼저 탈출했다. 지방에 일이 많기도 했지만 지방에다 혼자 살 수 있는 집을 구했다. 오빠는 군대 갔고, 곧 제대하면 아빠가 오피스텔에 방을 구해줄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그녀도 아빠가 돈을 조금 더 모아서 독립시킬 것이라고 한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생이별해 살게 될 상황에 처한 그녀는 울면서 엄마에게 애원하고 빌어도 소용없었다. 돌아온 엄마의 대답은 “잘 할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엄마는 참 좋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다. 정말 착한 사람인데….”라며 “진짜 우려되는 것은 이런 증세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부터 유전으로 내려와 나도 이렇게 살 것 같아 강박증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한편 그녀의 가족이 처한 상황에 공감하는 격려의 댓글들이 쏟아졌다.
“우리 집도 비슷한 상황인데, ~ 몰래몰래 밤에 버리면 엄마 모름. 힘내자 우리 ㅠㅠㅠ.”
“병원 모시고 가… 이건 진짜 병이야. 어머니도 인식하고 계시니까 같이 상담받으러 가봐.”
“엄마 여행 보내드린 뒤 트럭을 렌트해서 짐 싹 빼서 버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 같아.”
“이거 병이야. 물건을 갖다 버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병의 원인을 치료해야지. 외조부모님도 그렇다는 것 보니까. 꼭 전문가 도움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