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운전대 잡은 주연배우 곽도원 때문에 ‘수백억’ 날리게 된 제작진들

By 이현주

배우 곽도원음주운전 사건에 출연작 제작진이 애꿎은 불똥을 맞게 됐다.

25일 제주서부경찰서는 곽도원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곽도원은 전날 오전 5시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어음초등학교 부근 한 도로에 자신의 SUV를 세워 둔 채 차 안에서 잠들어 있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렸다.

연합뉴스

경찰은 ‘도로에 세워진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음주운전으로 의심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 안에서 잠을 자는 그를 깨워 음주 측정을 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곽도원은 음주운전 적발 당일 공식 사과했지만,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것은 물론 줄줄이 개봉을 앞둔 차기작 관계자들에게도 손해를 끼치게 됐다.

곽도원은 영화 ‘소방관’의 개봉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의 공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

특히 ‘소방관’은 무려 2년 전 촬영을 완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영화가 제작을 중단할 당시 어렵게 제작이 진행된 작품이다.

영화 ‘소방관’ 임시 포스터

곽도원은 수많은 사람을 불길 속에서 구해낸 베테랑 소방관 진섭을 연기했다.

극을 이끌어 가는 주연이라 통편집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음주운전 범죄자와 용감한 소방관의 부조화를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빌런즈’도 16부작 분량의 모든 촬영을 이미 마친 상태다.

곽도원은 극중 악덕 끝판왕 형사 ‘장중혁’ 역할을 맡았는데, 역시나 주연으로 편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화 ‘변호인’ 스틸컷

두 작품의 제작비는 최소한으로 책정해도 100억 원 이상이다.

이를 염두한 듯 소속사 측은 25일 “함께 일하는 많은 관계자분들께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속히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를 최소화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가 캐스팅된 작품의 경우 대타를 구하거나, 촬영을 마쳤을 때는 분량을 최소화하는데 이 또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수정을 위한 후반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잘못을 저지른 건 곽도원인데, 엉뚱한 제작진이 곤혹을 치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