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집에 몰래 들어가 현금을 훔친 20대가 사진 한 장 때문에 덜미를 잡혀 구속됐다.
23일 S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27세 김 모 씨는 부산 사상구 지인 A씨의 아파트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몰래 들어가 현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의 범행은 자신이 A씨에게 보낸 사진 한 장 때문에 발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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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A씨가 14년째 키워온 반려견 ‘누리’의 사진이었다.
앞서 지난 9월 14일 누리는 A씨가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A씨가 소파에 누워 있던 누리에게 가까이 가보니 누리는 동공이 확장된 채로 호흡을 헐떡이고 있었다.
얼른 동물 병원으로 데려갔더니 척추가 골절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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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수술받았지만, 누리는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1차 진료를 한 수의사는 “집에 가만히 있는 강아지가 트라우마 낙상 소견으로 오는 경우는 그렇게 흔하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 일로 평소 알고 지내던 김 씨와 더 가까워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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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누리의 수술 당일 날 A씨 곁에 함께 있어 줬고, 누리가 일주일 입원해 있는 동안 5일을 병원에 같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김 씨가 A씨를 위로한다며 보낸 누리 사진 1장.
A씨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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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파일의 상세정보에 나온 촬영 날짜와 시각이 척추가 부러진 누리가 발견되기 1시간여 전이었던 것.
A씨는 “(사진 촬영 시각은) 가족 아무도 집에 없을 시간이고 갑자기 눈물이 쏙 들어가면서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라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CCTV에는 김 씨가 사건 당일을 포함해 2번이나 A씨 집에 몰래 들어온 장면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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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신고한 결과 김 씨는 A씨 집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몰래 들어가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주거침입과 절도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다.
김 씨 휴대전화 포렌식에서 ‘몰티즈 학대’ 검색 기록이 나왔지만, 경찰은 누리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의혹은 혐의에 넣지 못했다.
직접 증거가 될 수 없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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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반려견 학대 혐의는 부인하고 있으며, A씨는 한 번 더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진정서를 낸 상태다.
동물 학대 혐의가 빠진 김 씨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 달 9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