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국산 자주포 ‘K9’가 호주에 수출된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수출액 규모는 약 1조 원.
연평도 포격전의 주역 K9은 최대 사거리 40㎞, 14초 안에 첫 세 발을 발사할 수 있는 신속 대응 능력을 자랑한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전통의 강호인 독일과 프랑스를 뛰어넘어, 현재 세계 자주포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K9 자주포는 장비 설계 단계부터 우리 독자적으로 개발한 100% 국산 무기인데, 개발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동수 박사다.
그는 우리나라 육상무기 분야 최고 권위자로, K9 자주포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육사 32기 출신으로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데 이어 미국 해군대학원 운영분석학 석사를, 캘리포니아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이후 미국 해군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다가 1991년에 귀국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선임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K9 자주포 체계개발을 담당했다.
동료들과 함께 10여 년간 매진한 결과, 사거리와 발사속도, 기동성, 생존성, 탄약적재량, 사격 후 진지전환 등 자주포 개발에 난제였던 과제들을 모두 해결하고 마침내 ‘명품무기’를 탄생시켰다.
또 김 박사는 연구 개발에만 머물지 않고, 터키로 직접 가서 10억 달러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2008년 7월부터는 제5기술연구본부장 겸 ADD 국방 녹색기술 연구기획 위원장을 맡아 미래 신성장동력인 국방 녹색기술 개발 연구에 전념했다.
그러던 2009년 8월 23일, 여느 때와 같이 출근하던 김 박사는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졌고,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휴일도 반납한 채 열악한 연구기반 개선을 위해 애쓰던 그가 과로로 순직했다는 소식에 많은 이가 안타까워했다.
김 박사는 1998년 K-9 자주포 개발 공로로 보국훈장 삼일장을, 2003년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현재 K9는 그의 뜻을 이어받은 후배 연구원들의 노력으로 성능이 더욱 향상됐고, 이제 미국과 영국 등 선진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