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공사가 건설 현장에 여성을 비하하고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 전가하는 듯한 안전 표어를 내걸어 공분을 샀다.
지난 8일 부산진구 등에 따르면 부산시민공원 내 부산국제아트센터 건립 공사 현장에 부적절한 안전 표어가 설치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안내판에는 이불을 뒤집어쓴 여성과 오만원권 다발이 그려져 있었고,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 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근처를 지나던 한 시민이 안내판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 SNS에 공개했다.
누리꾼들은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아직도 그런다”, “다른 것도 아니고 공공건물 건설에 저런 문구를 쓸 수 있는지” 등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해당 안내판은 이날 오전 시공사인 태영건설컨소시움이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곧바로 관할인 부산진구와 부산시 등에 항의하며 간판 철거를 요청했다.
이에 태영건설 측은 이날 오후 안내판을 철거했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문구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비슷한 문구가 건설 현장에 쓰여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건설노조는 “간판 내용은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사고가 나면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노동자 책임이라는 사용자 측 인식 때문에 저런 문구가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