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밤 12시에 치킨 주문했다가 계단에서 배달원 보고 울컥했습니다”

By 김우성

늦은 밤 치킨을 시켰다가 불편한 다리로 천천히 계단을 올라오는 배달원을 보고 울컥했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숙연해지는 치킨 배달 후기’라는 제목으로 어느 배달 앱에 달린 리뷰가 공개됐다.

해당 리뷰의 작성자는 “오늘은 울지 않고 글을 좀 써보려고 합니다. 솔직한 감정으로 별 일곱 개를 드리고 싶네요”라고 운을 뗐다.

기시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작성자는 밤 11시 50분 즈음 치킨을 주문했다.

작성자는 “늦은 시간에 주문했으니 일찍 올 거라고 당연히 생각은 했습니다. 역시나 20분 만에 오토바이 소리가 나서 ‘내 치킨이구나’ 싶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식구들이 다 자고 있었기에 배달 메시지에 ‘벨 누르지 말아 주세요’라고 적어뒀다. 그런데 마지막 주문이라서 확인을 못 하고 급하게 달려왔는지 배달원이 벨을 눌렀다.

작성자는 약간 화가 난 상태에서 1층 문을 열어주고, 집 밖으로 나와 문 앞에서 배달원을 기다렸다.

작성자의 집은 4층이었고,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기다리다 보니 계단참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기시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30초 정도 지났을까, 배달원이 보였다. 작성자는 계단을 오르는 배달원의 모습을 보고 조금 전 화를 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작성자는 “잠시 뒤 제 아버지 연세쯤 되시는 아버님이 빗물에 젖은 채 치킨을 들고 올라오셨다. 사장님은 한쪽 다리가 불편하신지 한발 한발 계단 난간을 잡고 힘들게 움직이셨다”고 설명했다.

배달원은 숨을 거칠게 쉬면서 한 손엔 치킨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난간을 붙잡고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기시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리고 작성자에게 힘들게 치킨을 건네면서 이렇게 말했다.

“더 빨리 가져다드리고 싶었는데, 비가 와서 조금 늦었습니다(웃음)”

작성자는 “그 말을 듣는데 감사한 마음밖에 안 들더군요. 얼마 전 치킨배달 사고를 보고 느낀 점이 많았는데, 안전하게 가져다주신 것만 해도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덕분에 맛있는 주말 밤을 보냈습니다. 치킨이 그리워지면 다시 주문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이라고 리뷰를 끝맺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그리고 리뷰를 본 사장님 역시 답글을 달았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인 걸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갔어야 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서 아버지가 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소아마비로 인해 한쪽 다리가 많이 불편하십니다. 그래서 계단을 오르기가 힘드세요”

“배달하다가 고객님 리뷰를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답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눈물이 고이네요. 좋은 말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