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를 치르다 보면 그 시점을 계기로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
특별한 사정이 아니라면 관계의 무게에 따라 봉투에 들어가는 액수도 달라지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상대방 역시 그 돈을 빚이라 생각하고 언젠가 일이 생길 때 그만큼 돌려주려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여기, 본인은 앞으로 결혼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 결혼식 축의금을 내지 않겠다는 친구가 등장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사연이 공유됐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 6명 중 처음으로 결혼하는 친구가 생겼다.
멤버 중 한 친구가 “너네도 알다시피 난 절대 결혼 안 할 거니까 축의금은 안 낼게”라고 선언했다.
친구들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
할 수 없이 사연을 올린 글쓴이가 나서서 “그래도 친구끼리 그건 아니지. 와서 밥 안 먹고 갈 것도 아니잖아”라며 만류했다.
그러자 이 친구는 시간을 내서 축하해 주러 오고 하객석 채워주는 거로 충분하지 않냐고 말했다.
또 밥도 안 먹고 답례품 역시 받을 생각이 없다는 것.
친구는 ‘결혼식마다 다 축의금 내면 난 하나도 돌려받지 않으니까 손해다’라며 대학동기와 직장동료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앞으로 친구들 결혼식때 모여앉아 음식 먹으려 담소도 나누고 할 텐데 그때마다 쌩하니 가버릴 거란 얘기일까요? 그것도 이상하지 않나요?”라고 적었다.
이어 “친구가 합리적인 걸까요? 아니면 정이 없는 걸까요? 처음에는 좀 아니다 싶다가도 듣다 보니 묘하게 설득되더라고요”라며 “그래도 좀 차갑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비혼 친구의 입장에 공감하는 이들은 “솔직은 비혼은 돈 낼 일만 많고 받을 일이 없음” “나도 비혼인데 내기 싫음” “나이 들면 와주는 것만 해도 너무 고마움” “이런 식으로 축의금을 걷는 문화 자체가 사라져야 한다고 봄” “결혼할 생각이지만 비혼 마인드 이해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축의금을 내야 한다는 이들은 “인간관계에 계산기 두드리면 안 된다 생각한다” “인생친구면 그냥 축하하는 의미로 줄 수도 있을 듯” “꼭 돌려받을 거 생각하고 주는게 참” “내 친구가 비혼이면 내가 먼저 축의금 내지 말라고 할 듯” 등의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