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 감은 채 지진 현장 누비는 구조견들이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

By 이현주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는 구조대원들뿐 아니라 구조견들도 맹활약 중이다.

한국 구조견 ‘토백이’는 앞발 한쪽이 날카로운 물체에 찔렸지만, 붕대를 감은 채 수색 작업을 이어 나갔다.

멕시코 구조견 중 한 마리는 임무 중 하늘로 떠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미국과 영국, 스위스, 폴란드, 독일, 체코 등에서 파견된 구조견들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붕대 감고 수색하는 구조견 ‘토백이’ | 연합뉴스

구조견들이 무너진 건물 더미나 철근 잔해 등 피해 현장 이곳저곳을 누비며 수색 활동을 벌이는 모습을 본 다수 누리꾼은 “위험한 건 동물들도 마찬가지이니, 구조견들에게도 보호 장비를 제대로 입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러 매체에 올라온 사진들을 살펴보면 구조대원들과 달리 구조견들은 목줄만 한 채 아무런 보호 장비를 입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누리꾼들이 구조견 안전에 우려를 표한 것.

하지만 13일 국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구조견들이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한국 구조견 ‘토리’가 발에 붕대를 감고 구조작업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구조견은 통상 ‘핸들러’라고 불리는 구조대원 1명과 고정적인 팀을 이뤄 교육받고 수색 활동을 벌인다.

구조견의 장비 착용 여부도 핸들러의 판단에 따르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중앙119구조본부는 재난 현장에서 사용할 하네스, 조끼, 신발, 안경 등 구조견들의 보호 장비를 충분히 구비하고 있다.

다만 해당 장비들은 재난 현장의 피해 정도와 파편 등 상황에 따라 착용시키고 있다.

한국긴급구호대 대원과 구조견 ‘해태’가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구조견이 장비를 무작정 착용했을 경우 현장의 파편이나 물체에 장비가 걸려 2차 피해로 이어지는 위험성이 더 크고 수색 활동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즉 보호 장비를 착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이 아니라, 구조견의 수색 활동에 방해가 되거나 더 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국가에서 온 구조견들도 한국 구조견들처럼 목줄만 차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인도네시아 구조견들이 목줄만 맨 채 수습 현장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7일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에 외교부·소방청·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으로 구성된 60여 명과 군인 50여 명 등 110여 명 규모의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급파했다.

여기에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특수인명구조견 4마리도 포함됐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인 ‘토백이’와 ‘티나’, 벨지움 마리노이즈종인 ‘토리’와 ‘해태’ 등이다.

한국 긴급구호대와 구조견들은 매몰자 생존 골든타임인 72시간이 한참 지나고,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상황 속에서도 폐허 더미를 해치며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