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속 도로 위 ‘쇠봉 6000개’를 짜증내지 않고 묵묵히 치운 시민들

By 이현주

부산의 한 도로에서 화물차에 실려있던 쇠봉 수천 개가 쏟아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번에도 시민들이 팔을 걷고 나서 상황을 말끔하게 정리했다.

20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사상구 강변대로 건축물자재단지 앞에서 화물차에 실린 쇠봉 6천여 개가 도로 위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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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미끄러운 쇠봉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녔고, 쇠봉이 담겨 있던 노란 바구니까지 도로 위에 나뒹굴었다.

이때 뒤따라오던 차들이 하나둘씩 갓길에 멈춰서기 시작했다.

이어 10여 명이 차에서 내려 쇠봉을 줍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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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명의 시민은 20대 젊은 청년부터 60세가 넘는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고무장갑을 끼거나 모자를 쓰고 현장을 묵묵히 정리했다.

한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불볕더위 속에서 한 시민은 자신의 차에 있던 생수를 꺼내 주변 사람들과 나눠마시기도 했다.

시민들 도움 덕분에 현장은 2차 사고 없이 40여 분 만에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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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봉은 가전제품의 부품으로, 화물차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미끄러운 쇠봉이 도로를 굴러다녀 빨리 치우지 않았더라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라며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경찰은 사고 화물차 운전자를 상대로 적재물추락방지조치 위반 혐의로 통고처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