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에 있는 화산섬이자 칠레령인 이스터섬에 산불이 나 세계 주요 불가사의로 여겨지는 ‘모아이 석상’이 훼손됐다.
칠레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발생한 화재가 100㏊(100만㎡)가량에 달하는 이스터섬을 휩쓸었다. 유네스코(UNESCO)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라파누이 국립공원 내 라노 라라쿠 화산 주변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이곳에 모여있는 현무암 재질의 모아이 석상 수백 개 중 일부가 검게 타고 연기에 그을리는 등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카롤리나 페레스 칠레 문화예술유산부 차관은 트위터를 통해 “지역사회가 세운 방화벽 덕에 채석장이 완전히 불에 타는 것은 막았다”면서도 “일부 모아이 석상을 포함해 60㏊가량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은 이번 산불이 방화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페드로 에드문드 파오아 이스터섬 시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화재로 인한 피해를 돌이킬 수가 없다”며 “수백만 유로나 달러를 들인다고 해도 이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석상에 생긴 균열은 복구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이스터섬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년여간 봉쇄됐다가 지난 8월 5일 다시 외부에 개방됐다. 이번 산불은 이스터섬이 개방된 지 약 2개월 만에 발생한 사건이다.
한편, 이스터섬에는 최고 10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모아이 석상이 1000여개 있으며, 가장 큰 것은 높이가 10m, 무게는 80톤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