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방 속에 별걸 다 넣어 다니는 사람을 보부상이라고 부른다.
보부상은 지게나 봇짐으로 물건을 가지고 다니며 활동했던 전문 행상인들이나, 이들이 속한 단체를 말한다.
신라·고려 시대부터 활동했던 이들은 조선 시대에 들어와 조직적인 형태를 이뤘고, 목화솜 2개가 달린 패랭이 모자는 보부상임을 드러내는 표식이 됐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부상들이 목화솜 2개를 달고 다니게 된 유래가 화제가 됐다.
여러가지 설을 종합한 목화솜에 숨은 사연은 그 시작부터 운명적이다.
보부상은 조선 건국과 함께 전국적인 상인단체로 그 조직이 양성화될 수 있었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은 보부상단의 시조로 여겨지는 백달원이다. 그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는 것을 도왔다고 한다.
고려 말, 물류업의 미래를 알아본 백달원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각 지역에 창고를 만들고 동업자를 모아 사람이 물건을 운반하는 체계적인 유통망을 만들었다.
그렇게 상단은 점점 커졌지만, 신분증도 없고 신용을 보증할 방법이 없어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고민이 많던 시기, 지게를 짊어지고 길을 가던 백달원은 전투 중 다리에 화살을 맞고 쫓기는 장수를 만나게 된다.
백달원은 마침 짐속에 있던 목화솜을 꺼내 지혈했고, 움직이지 못하는 장수를 지게에 태워 위기에서 빠져나왔다.
이 장수가 바로 조선의 초대 왕인 이성계였고, 백달원은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간파했다.
백달원은 이미 구축한 인맥과 유통망을 동원해 군대에 필요한 식량이나 사람까지 이성계가 원하는 모든 자원을 조달했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는 백달원의 공을 높이 사 백달원이 원하는 체계적인 상단을 꾸릴 수 있도록 지원했다.
생선과 소금, 목기, 토기와 철 등 특정 물품의 전매 특권을 부여하고 침식, 질병 치료, 장의 등을 자유롭게 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왕의 다리를 치료해 줬다는 의미로 모자 왼쪽에 목화솜을 달고 다니도록 했다.
시간이 흘러, 병자호란으로 피난을 가다 부상을 당한 인조가 보부상의 목화솜으로 도움을 받는 일이 있었다.
한양으로 돌아온 인조는 보부상의 공을 기념해 패랭이 모자 오른쪽에 목화솜을 하나 더 달도록 했다.
이후 이 목화솜 2개는 보부상의 정식 조직원이라는 표식으로 통하게 됐다.
보부상들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에 양식 조달과 첩보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헌했다.
한국 전쟁 때도 국군과 미군에게 탄약과 포탄, 식량, 각종 물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자진해서 수행했다.
유래를 접한 누리꾼들은 “어떻게 이름마저 백달원이야” “외국인 친구한테 패랭이 모자 선물하면 햄스터 붙어있는 것 같다고 좋아하더라” “내 친구 보부상인데 백씨임” “오늘날의 보부상들 밴드는 꼭 챙기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