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대사 부인 폭행 사건’ 대신 고개 숙여 사과한 줄리안

By 김우성

최근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일으킨 폭행 사건에 대해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가 대신 사과했다.

줄리안은 지난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벨기에 국민으로서, 벨기에 국민들을 대변하여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 쑤에치우 시앙 씨는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의류 매장에서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현재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당시 직원은 쑤에치우 씨가 옷값을 지불하지 않은 채 그냥 가려는 것으로 착각하고 그를 저지하려고 했다. 이에 격분한 쑤에치우 씨가 직원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고 전해졌다.

줄리안은 부인의 행동에 대해 “정말로 벨기에 사람으로 창피한 일이 생겼다. 생겨서 안 되는 일이 생겼다”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을 쓰면 안 되고 대사님의 부인이라면 더더욱 더 안됐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주한 벨기에 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해당 사건이 논란이 되자 주한 벨기에 대사관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냈다.

대사관 측은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대사)의 부인을 대신하여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사 부인이 사건 다음 날 뇌졸중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는 대사 부인이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하고 경찰 조사에 협조하여,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마무리되기를 바라는바”라고 전했다.

줄리안은 대사관의 대처 역시 적절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이 생길 때 상황 대처하는 것도 중요한데 사과문을 늦게 올렸고, 마지막에 (끝) 적혀있는 거 보고 한숨만 쉬었다”며 “CCTV가 없었다면 그냥 이 일이 넘어가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면서 공개 돼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벨기에인이지만 벨기에 대사관이나 대사님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처음에 뉴스에 보도 됐을 때 어떻게 대응할까 지켜 보고 있었다”며 “지켜보다가 저도 열 받고 글 남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줄리안 퀸타르트 인스타그램 캡처

줄리안은 해당 사건이 벨기에에도 전해졌다며, 현지 매체들의 보도 화면을 함께 올렸다.

그는 “우리 부모님한테 전화 와서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다”라며 “벨기에 매체에 댓글 보면 ‘말이 되냐’, ‘창피하다’ 등의 비판과 벨기에 이미지를 안 좋게 만들어서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