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정부가 ‘불법 주정차 근절’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를 통해 4대 절대 주정차 금지구역인 소화전, 교차로, 버스정류장, 횡단보도 근처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에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이렇게 주민신고제를 도입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16,0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주정차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특히 소방관의 화재 진압 활동을 방해할 수 있는 소화전 5m 이내 불법 주정차는 화재 발생 시 시민들의 안전과 목숨을 위협할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2017년 발생한 ‘제천 화재’ 현장에서도 불법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늦어져 더 큰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현장으로 출동하려던 소방차들은 불법 주차 차량으로 인해 제때 진입하지 못했고, 결국 우회해야만 했다.
이후 소방차 출동을 막는 불법 주차 차량에 대한 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지난 4일 서울시는 소방활동에 방해가 되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강제처분을 강화한다고 발표하면서, 소방차의 통행을 방해하는 차량을 파손하거나 강제 견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찬반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의견과, “재산권 침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이런 가운데 과연 미국은 어떨까. 최근 온라인에서는 화재 발생 시 미국 소방관이 불법 주차 차량을 대처한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공개된 사진에서는 소화전 바로 앞에 주차된 BMW 차량이 보인다. 해당 차량의 앞유리는 완전히 깨져 있고, 그 사이로 소방 호스가 관통한 모습이다.
불법 주차된 차량을 발견한 소방관이, 소방 호스와 소화전을 연결하기 위해 가차 없이 유리창을 깨버린 것이다.
해당 사진은 미국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는 마크 가핑클(Mark Garfinkel)이 지난 2014년 보스턴 화재가 발생한 직후 촬영했다.
마크는 “화재가 났을 때 소화전 앞에 불법 주차하면 어떻게 되는지 직접 보라”라고 적으며 사진을 공개했다.
See what happens to newer BMW parked at a hydrant during @BostonFire 8 alarm fire tonight. My photo @bostonherald pic.twitter.com/UzYFzW3LWM
— Mark Garfinkel (@pictureboston) 2014년 4월 10일
그의 설명에 따르면 유리창을 깨뜨린 소방관은 차주에게 어떤 보상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차주가 소방 활동을 방해한 책임으로 벌금을 물어야 했다.
한국의 상황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미국의 사례. 불법 주정차의 소방차 진로 방해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