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이뤄진 중국의 ‘한복 공정’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올림픽 홍보영상에도 한복이 등장한 바 있어 이번 논란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다.
중국의 문화침탈이라는 여론 속에 정부가 너무 대책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에서는 댕기머리에 분홍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은 여성이 중국 내 소수민족 대표로 중국기 전달식에 참여했다.
정부 대표단 단장인 황희 문체부 장관은 한복을 곱게 입고, 관중석에서 이 장면을 모두 지켜봤다.
중국이 올림픽을 계기로 한복을 자국 문화로 내세울 것이라는 우려가 수 차례 제기됐다.
지난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회식 때는 아리랑 민요에 맞춰 부채와 장구춤을 선보였다.
지난해 만든 올림픽 홍보 영상에는 하얀 설원 위에 한복을 차려입은 무용수들이 춤을 추고 상모를 돌리는 모습이 등장했다.
문체부 측은 황희 장관이 이같은 우려를 사전에 인지하고 개막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했다고 밝혔다.
정부 대표인 장관이 한복을 입음으로써 무언의 항의 표시를 했다는 것.
황 장관은 “대한민국은 세계 문화의 중심지고, 10위권 안의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인데 자칫 소수 민족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중국이 개막식을 통해 무엇을 알리려는 지는 이해하겠지만 이웃 국가 한국을 생각한다면 그런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싸우자고 덤벼드는 순간, 과연 실익이 뭐가 있느냐…. 국익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야 하고, 국민 여론과 정서도 같이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독도 문제에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했던 지난해와는 온도 차가 확연한 모습이다.
황 장관은 중국 정부에 항의할 계획에 대해서도 “그럴 필요성까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한편, 중국은 2000년대 들어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중국 역사에 포함시키려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김치가 중국의 파오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김치공정, 단오제를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한 것을 놓고도 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