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등산 중 실종된 남성이 사망한 채 발견된 가운데 실종 10주가 지났음에도 그의 시신을 지킨 개가 화제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주 남부 산악지대에서 등산을 하다 실종된 71세 남성 리처드 무어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옆을 지키고 있던 개 피니는 무사히 구조됐다.
구조 봉사단체 타오스 서치 앤 레스큐(TSAR)에 따르면 무어는 지난 8월19일 해발 약 3800m의 미국 콜로라도주 산후안 산맥 블랙헤드 피크 정상에 오르기 위해 그의 개 피니와 함께 등산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그는 지난달 30일 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약 4㎞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TSAR은 발견 당시 실종 10주가 지났음에도 피니가 여전히 무어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고 전했다.
델린다 반 브라이틴 TSAR 구조대원은 “발견 당시 피니는 체중이 절반 정도였지만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다며 “인근 개울 물을 마시고 다람쥐 같은 작은 동물을 잡아먹으며 생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니는 14세의 노령견으로 종은 잭 러셀 테리어라고 매체는 전했다.
개 행동학자이자 트레이너인 러셀 하트스타인은 “잭 러셀 테리어가 설치류나 다른 작은 동물들을 사냥하며 생존하도록 길러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가 주인에게 이렇게 강렬한 충성심을 보이는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피니는 구조돼 동물병원으로 이송된 뒤 가족과 재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무어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으며 타살 정황은 없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개가 등산객이나 하이커 곁을 지킨 사례는 지난해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5월 애리조나주의 74세 남성이 사망했는데 그 곁을 라브라도 견공이 지키고 있었다. 지난달에도 로스앤젤레스 근처 그리피스 파크에서 실종된 29세 남성이 숨진 채로 발견됐는데 개가 2주 가량 그의 곁을 지킨 것으로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