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 제과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국뽕’으로 무장한 중국인들에게 이례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될 당시 정직한 가격으로 빵을 공급하려고 고군분투했다가 거액의 벌금을 물게 생기자 중국인들이 보은에 나선 것이다.
5일 펑파이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상하이 시장감독관리국은 지난달 12일 ‘파리바게뜨 무허가생산’과 관련해 파리바게뜨 중국법인 상하이SPC푸드에 58만5000위안(1억1583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상하이에 있는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지난 4월 판매 시설로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서 빵을 생산해 5만8500위안(약 1158만3000원)어치를 판매했다는 이유다.
중국 식품안전법은 무허가 생산에 관련 매출의 10~20배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10배의 벌금을 물린 것.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 등 SNS를 통해 당국의 결정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 말부터 2달간 상하이가 전면 봉쇄되면서 시민들이 식량난에 시달리던 시기 벌어졌다.
당시 상하이 SPC푸드 측은 코로나19로 발생한 방역기간인 4월 23∼26일 공장이 폐쇄되자 집에 갈 수 없었던 일부 직원을 연수센터에서 임시 체류하도록 했다.
베이킹 장비와 물류센터에서 유통된 원료를 사용해 연수센터에서 사흘간 케이크 등 4종으로 이뤄진 빵세트 400개를 만들어 인근 주민에게 공동구매 방식으로 팔았다.
먹을 것을 확보하지 못한 유학생과 교민, 중국 시민 등의 요청도 연수센터에서 빵을 긴급 생산하게 된 이유다.
그런데 당국이 이와 관련해 상하이 SPC푸드에 벌금을 물리자 중국 누리꾼은 벌금이 아닌 칭찬을 받아야 한다며 반발했다.
중국 SNS 등에서는 지난 4일부터 중국 전역 파리바게뜨 매장에 줄을 서서 빵을 사는 진풍경과 배달 주문을 인증하는 사진과 게시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배달 주문을 넣고 배송지를 해당 매장으로 찍는 사례도 있었다.
또 “그들이 바로 구세주였다” “인간의 삶을 지원하는 기업” “정의가 죄가 된다면 세상에서 정의는 사라질 것” “상하이뿐 아니라 이제 온 나라가 기억하는 파리바게뜨” 등의 칭찬을 쏟아냈다.
벌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면서 상하이 당국도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상하이 시장감독관리국은 이번 조처는 ‘경미한 사안’으로 해당 기업이 이의제기를 하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파리바게뜨 측은 “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에서 제조한 것이 맞다”라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2004년 9월 상하이 매장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파리바게뜨는 현재 중국에 304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