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무상 ‘과일급식’이 실시된다.
교육부는 6학년을 시작으로 오는 2024년까지 전국 모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일간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교원단체들은 앞다퉈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교육부는 지난 5일 초등학교 과일간식 지원사업 계획을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학교에 전달했다.
2018년부터 초등학교 돌봄교실 이용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과일간식 시범사업을 모든 초등학생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업 중 하나다.
학생들의 아동기 영향불균형을 완화하고 국산 제철과일의 소비를 촉진하려는 목적이다.
‘컵과일+별도 제공’은 가공업체가 1회분(1인당 150g)으로 소포장한 완제품을 배송하는 형태다.
학교는 우유급식 시간이나 쉬는 시간이나 점심급식 시간 등에 제공할 수 있다.
‘원물 제공+급식체계 활용’은 학교가 과일 원물을 공급받아 절단 등 가공을 거친 뒤 급식 시간에 섭취량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컵과일 보다 예산은 적게 들지만 가공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현장에서는 과일간식에 따른 교사들의 업무부담 증가와 관리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취지는 이해하지만 여러가지 문제점이 많아 원점에서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정부가 제시한 두 가지 과일간식 제공 방식에 대해 모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컵과일 형태로 제공하더라도 보관을 위한 냉장설비가 부족해 식중독 등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회용품 처리 문제와 별도 간식 제공을 위한 인력 투입 문제가 발생해 현장의 부담이 가중된다고 주장했다.
원물을 가공해 제공하는 방안도 추가 인력 투입과 간식 제공 인력 문제가 마찬가지로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초등학교 과일간식 제공 사업 철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급식 인력의 업무 과중과 막대한 일회용품 사용 문제 등 교총과 논지는 비슷하다.
서울교사노조는 성명을 내고 “농식품부가 안정성을 인정한 과일 가공업체는 지난 2월 기준 전국 14곳에 불과한데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안전하게 과일을 제공할 수 있는지 타당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며 우려했다.
더불어 “과일간식 공급에 따른 식사당 권장 열량이 검토되지 않아 영양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원단체들은 과일간식 사업을 별도 추진하는 대신 무상급식 예산과 통합해 전체적인 급식의 질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라며 “제시된 의견을 검토해 사업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 지난 2012년 학교 건강 급식법에 따라 채소와 과일 등 건강식품을 의무적으로 늘렸더니 버려지는 양만 늘어날 뿐 건강증진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