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식 말투’ 사용한 북 대학생 4명… 퇴학 후 탄광배치

By 연유선

북한에서 남한식 말투를 쓰는 청년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북한 당국이 사상교양과 강력 처벌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요즘에도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들 속에서 ‘괴뢰 말투'(남한식 말투)를 쓰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당국이 연말을 맞아 이에 대한 단속과 청년사상교양 강화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런 지시가 또다시 내려오게 된 데에는 이달 초 청진농업대학 학생들 속에서 손전화 통화를 하면서 남조선 말투를 사용하다 단속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남조선 말투를 쓰는 현상은 우리 내부를 와해시키려는 반혁명 범죄 행위라며 강하게 대책 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조선 말투로 전화를 하다가 단속된 청진농업대 학생 4명은 퇴학처분을 당하고 가장 어려운 직장인 온성탄광으로 강제 배치됐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청진시를 비롯한 함경북도의 도시에 소재한 대학의 학생들 속에서 손전화 통화와 일상생활에서 괴뢰말투를 사용하는 데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학생 4명 중 1명은 역전기다림칸에서 통화를 하면서 ‘자기야’라고 말했다가 주변에 있던 단속요원에게 적발됐다고 한다. 나머지 3명은 이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같이 처벌을 받았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괴뢰 말투를 사용하다 단속에 걸려도 다시는 사용하지 않겠다는 반성문 작성과 자아비판 정도로 끝났는데 처벌 강도가 점점 더 세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도 “이번에 청진농업대학에서 발생한 괴뢰 말투 사용 사건과 관련해 대학생들에 대한 교양과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함북도와 청진시 청년동맹간부들에 대한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비사회주의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청년동맹에서 청년교양 사업을 철저하게 집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동맹에 대한 검열에서 청년교양사업을 무책임하게 집행한 간부들은 제기된 문제의 엄중성 정도에 따라 해임철직 후 혁명화(농촌이나 오지에서 일정 기간 노동단련을 하는 것)조치를 예고하고 있어 청년동맹 간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남한식으로 말하고 글을 쓰거나 노래를 부르면 노동단련형 또는 최대 2년의 노동교화형을 내리고 있다. 한국 영상물 시청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15년, 유포자는 최대 사형 등 더욱 강한 처벌이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