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서울의 소형 식당을 돌아다니며 ‘상습 노쇼’ 행각을 벌여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이 가운데 피해를 본 음식점 사장님을 향해 응원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7일 KBS는 지난 22일 남성 A 씨가 서울 강동구의 한 김밥집을 방문해 김밥 40줄을 주문한 뒤 찾으러 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방문 당시 A 씨는 김밥집 사장 B 씨에게 “음식값을 나중에 주겠다”라며 연락처를 남겼다고 한다.
B 씨는 약속한 수량대로 김밥을 만들고 A 씨를 기다렸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B 씨는 A 씨가 주고 간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으나 번호의 주인은 A 씨가 아니라 엉뚱한 인물이었다.
결국 B 씨는 그날 만든 김밥을 모두 폐기해 하루치 매출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그런데 이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뜻밖에도 B 씨를 향해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단골들이 일부러 들러서 음식을 먹고 가고, 응원도 해 주고 간다는 것.
B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그냥 응원이 아니라, 쫄면 한 그릇, 김밥 한 줄이라도 더 주문해 준다. 단골들이 일부러 들러서 응원도 해주고 같이 욕도 해 줘서 속이 다 시원하다”라고 웃었다.
특히, 지난 27일에는 한 패션 회사에서 찾아와 직원들 간식을 준다며 김밥 200줄을 주문하기도.
B 씨는 “혼자 운영하는 곳이라 1시간에 40줄밖에 말지 못하는데 200줄이나 말면 더운 날씨에 먼저 만든 김밥이 상할까 봐, 100줄만 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패션 회사는 대량 주문을 하면서 김밥을 찾아가기로 한 날짜보다 하루 앞서 먼저 결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직원이 많아 보통 한 달 단위로 주문하고 월말에 계산하고는 했는데, 이번만큼은 전날 결제하기로 했다는 것.
패션 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김밥집 사장님이 불안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재료를 구매하기 전에 결제하기로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B 씨는 “나쁜 사람도 있지만, 아직은 좋은 사람이 많으니까 이제는 털었다”라고 밝혔다.
한편, 남성 A 씨는 김밥집 외에도 꽃집, 카페, 중국 음식점 등을 돌아다니며 지난 7년 동안 허위로 대량 주문을 한 뒤 사라지는 ‘상습 노쇼’ 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A 씨가 주로 서울 강동구 지역을 돌아다니며 허위 주문을 한 것으로 보고,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아직 A 씨는 붙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