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잘못 타서 실격패할 뻔한 허들 선수 대신 ‘택시비’ 내주며 길 안내해준 자원봉사자

By 김우성

자메이카의 핸슬 파치먼트는 2020 도쿄올림픽 남자 11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딴 뒤 한 자원봉사자를 찾아갔다.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금메달을 따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가디언 등 외신들은 도쿄올림픽 남자 110m 허들 준결승전이 있던 지난 4일 파치먼트가 도쿄에서 길을 잃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뻔한 사연을 전했다.

남자 허들 110m에서 금메달을 딴 핸슬 파치먼트 / 연합뉴스

당시 파치먼트는 경기장으로 가는 버스에서 음악을 들으며 긴장을 풀고 있었다.

그러다 뒤늦게 자신이 탄 버스가 육상 경기장이 아닌 수상 경기장으로 가는 차량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버스는 이미 한참을 이동한 상태였고, 급한 대로 올림픽 관용차량이라도 탈 수 있는지 알아봤지만, 담당자는 예약이 꽉 차 이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준결승에 참가조차 못 하고 실격패를 할 상황이었다.

파치먼트는 “만약 선수촌으로 돌아갔다면 제대로 몸을 풀지도 못했을 상황이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때 당황한 그를 도와준 사람은 근처에 있던 한 자원봉사자였다.

자원봉사자 트리야나 스토이코비치는 택시를 잡아 택시 기사에게 목적지를 알려주고, 택시비까지 선뜻 내줬다.

그렇게 파치먼트는 제시간에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었고, 이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게다가 다음날 열린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이 끝난 후 감사 인사를 위해 자원봉사자를 찾아간 핸슬 파치먼트 / 자메이카 관광부 공식 트위터

파치먼트는 금메달을 들고 자신을 도와줬던 스토이코비치를 찾아가서 “나를 기억하나, 보여줄 게 있다”며 금메달을 내밀었다.

파치먼트는 덕분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고, 또 빌린 택시비와 함께 자메이카 대표팀 티셔츠를 기념으로 선물했다.

스토이코비치는 연신 고마워하며 자신이 금메달을 딴 것처럼 기뻐해 줬다.

파치먼트는 이 순간을 영상에 담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사연을 안 에드먼드 바틀렛 자메이카 관광부 장관은 스토이코비치를 자메이카로 정식 초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