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에서는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음악성의 자연스러움을 그녀에게서 발견했다”
시대를 초월한 음악성으로 세계를 감동시킨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있다. 바로 ‘문지영’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초생활수급비로 피아노 학원 다닌 아이’라는 제목으로 피아니스트 문지영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어릴 적 가정형편이 어려워 집에 피아노를 들여놓을 수 없었지만, 문지영은 음악학원과 교회에 있는 피아노 앞에서 하루 8시간씩 연습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종이에 그린 건반을 두드리며 연습했을 만큼 피아노를 좋아했다.
문지영의 부모님은 장애 판정을 받아 매달 조금씩 정부 지원을 받아 생활하는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였지만, 밥은 굶을지언정 피아노 학원만큼은 꼭 보내줬다고 한다.
동네에서는 이런 그를 보고 ‘피아노 없는 피아니스트’라고 불렀다.
그 무렵 선화음악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우선 입학 자격을 포기했다.
그래도 문지영은 원망하지 않았다.
“오늘 하루만 열심히 살자고 그날그날 다짐했어요. 미래의 일은 생각지 않았죠. 어느 대학을 가겠다는 목표조차 없었어요. 기회는 언제든 온다고 믿었고요”
“어머니의 영향이 큽니다. 저보다 소심하시지만 제가 걱정할까 봐 일부러 밝게 보이셨어요. 부족하게 컸다는 생각은 안 해요. 나름 재미있게 살아왔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문지영은 ‘아트 드림 콩쿠르’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예술 교육의 기회를 마련해주자는 취지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메세나협회에서 개최하는 콩쿠르였다.
우여곡절 끝에 콩쿠르에 나가게 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에게 지도받을 기회를 얻었고, 여수와 서울을 오가며 레슨을 받았다.
그는 뛰어난 재능과 많은 연습량으로 문화재단의 장학생으로 선정됐고, 2014년도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술전문사 과정에 입학했다.
이후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루빈슈타인 국제 청소년 콩쿠르 공동 우승,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 우승, 타카마츠 피아노 콩쿠르 우승까지.
스무 살이 되던 2014년 음악계에서 정상급 대회로 꼽히는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의 참가 기회를 받게 된다.
마르타 아르헤리치, 프리드리히 굴다와 같은 거장들을 대거 배출했던 콩쿠르이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연주자들만 수상하는 대회다.
이 대회에서 문지영은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했다. 또 청중상과 특별상까지 거머쥐며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다음 해인 2015년 또 하나의 세계 정상급 무대인 부조니 콩쿠르에 출전했고, 40분가량의 연주가 끝나자 청중은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외르크 데무스는 “이 시대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음악성의 자연스러움을 문지영에게서 발견했다”고 극찬했다.
특히 무려 15년간 우승자가 없었던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해 더욱 놀라움을 줬다.
이후 그는 전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면서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며 많은 이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다음 영상은 부조니 콩쿠르 파이널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하는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