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일부 의원들이 외국 여행 인증샷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주의회 의원 막심 바실리예프는 최근 멕시코 휴양지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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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선글라스를 쓰고 해변 주점 테이블에 앉아 여유롭게 술을 마셨다.
또 게 요리를 먹고서 “돈 많이 벌고 늘 쾌활하길 바란다”는 새해 덕담을 남겼다.
그가 속한 지역은 남성 수천 명이 최전방으로 불려가고, 공식 전사자도 100여 명에 달하는 상황.
이에 러시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사무총장은 “파렴치와 비인간성의 극치”라며 바실리예프를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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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데니스 돌첸코 볼로그다주의회 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진을 SNS에 올려 물의를 빚었다.
돌첸코 의원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차녀인 크세니야 쇼이구와 함께 있는 사진을 올려 비난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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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들의 행태가 논란을 빚은 후, 러시아 하원은 소속 의원들이 앞으로 개인적인 해외여행을 하더라도 사전에 의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 의장이 직접 제안했다.
볼로딘 의장은 각 정당 원내 대표들에게 새해 연휴 동안 해외로 나간 의원을 파악해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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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후 의원들뿐 아니라 러시아 고위 관리 자녀와 친인척도 외국으로 나가 호화 여행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독립언론 ‘더인사이더’에 따르면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의 세르게이 나리슈킨 국장의 딸 베로니카는 아프리카와 튀르키예(터키), 인도네시아 발리 등지 고급 리조트를 돌며 호화생활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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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반미 인사인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상원의원의 아들 부부도 튀르키예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휴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