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이 5분 늦어서 약속 깼는데, 이게 진짜 학생인 제 잘못입니까?”

By 안 인규

시간 약속에 5분 늦은 교수와, 교수가 5분 늦었다고 바로 약속을 깬 학생. 과연 누가 더 잘못한 걸까.

지난 6일 대학생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내 부산대학교 자유게시판에는 “이거 내가 잘못한 거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익명의 부산대 학생 A씨는 질문과 함께 스마트폰 문자 대화창을 캡처해 공유했다. 담당 교수와 나눈 대화였다.

이날 오전 11시 5분, A씨는 교수에게 “문이 잠겨 있고 안 계신 듯하여 가보겠다”고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11시 7분, 교수는 “방금 도착했다. 늦은 건 미안하다”면서도 “5분 정도는 기다릴 수 있지 않냐”고 답장했다.

에브리타임

교수는 그러면서 “오늘은 A학생 때문에 따로 일정을 잡은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상담을 오지 않겠느냐”고 권유했다. 이에 A씨는 “죄송하다. 이미 학교를 나가서 힘들 것 같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교수는 재차 “5분 늦은 걸 다시 한번 사과한다”면서도 “상담을 하면 적어도 5분 이상 걸리지 않느냐. 이미 학교를 떠나 못 오겠다니 좀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저는 오늘 학교에 일정이 없고 상담만 받으려고 1시간 거리를 오가야 한다”면서 “11시 4분을 지난 것을 확인하고 조금 더 기다리다가 갔는데 4분을 기다리면 안 되고 5분을 기다리면 되는 거냐”고 반박했다.

교수는 “상담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겠다”고 답했다. 사제 지간의 대화는 그렇게 끝났고, 해당 대화 내용을 캡처해 올린 A씨는 “더 기다렸어야 하냐”고 질문했다.

에브리타임

이를 본 다른 부산대 학생 대부분은 본인이 상담을 받는 입장이면서도 교수의 작은 잘못을 극단적으로 키워 혼자 결정하고 통보한 A씨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한 부산대생은 “다시 오라고 할 때 그냥 돌아가지, 학교에서 5~6분이면 끽해야 정문을 막 지났을 때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일부 다른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5분 정도는 기다릴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이 당연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교수라도 시간 약속에서는 늦는 사람이 먼저 상황 설명하고 늦는다고 말해주는 게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