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탈모 치료에 열쇠가 되어줄 유전자를 발견했다

By 김우성

미국 한 연구진이 탈모의 메커니즘과 탈모의 원인일 수도 있는 유전자를 알아냈다.

탈모는 모발을 만드는 기관인 모낭에서 세포를 분화하는 줄기세포가 점차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금까지 노화와 함께 모낭의 줄기세포가 감소한다는 사실은 확인되었지만, 어떻게 사라지는지에 대한 탈모 메커니즘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이 메커니즘을 알아내기 위해 살아있는 생물의 줄기세포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형광 단백질로 표시한 쥐의 모낭 줄기세포를 장파장 레이저를 이용해 지켜봤고, 마침내 모낭 파괴의 전체 과정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장파장 레이저로 관찰한 모낭 줄기세포 / 네이처 에이징 제공

탈모 메커니즘의 핵심은 줄기세포를 고정하는 성분이었다.

모발은 항상 자라고 빠지는 현상을 반복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모낭 줄기세포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줄기세포를 고정하는 접착제 같은 성분이 점차 사라지고, 그 결과 그 결과 모낭에 있어야 할 줄기세포가 진피로 탈출하면서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멸하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줄기세포를 고정하는 성분을 만드는 유전자가 ‘FOXC1’과 ‘NFATC1’임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쥐에게서 두 유전자가 발현할 수 없도록 만들어 관찰했고, 쥐는 생후 4개월쯤부터 털이 빠지기 시작해 12~16개월 안에 완전한 탈모 상태가 됐다.

머리가 자라는 모낭 / 미 록펠러대 제공

이는 세포 접착에 관련한 두 유전자가 탈모의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고, 만약 이 유전자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면 탈모 치료 역시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모발이나 조직이 어떻게 노화하는지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한다. 만일 추가 연구가 잘 진행된다면 불가능이라 여겼던 탈모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

해당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최신호(10월 4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