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꼴찌 축구팀’ 응원하던 팬이 왈칵 눈물을 쏟은 이유

By 이서현

이해해주고 믿어주는 그리고 전적으로 응원해주는 단 한 사람.

이 한 사람만 있어도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에도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한다.

꼴찌팀을 혼자서 응원하던 한 축구 팬이 있었다.

그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시즌 내내 패배했던 이 축구팀은 그날 첫 승을 거뒀다.

이야기는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원 평창종합운동장에서는 아마추어 K3 리그 경기가 진행됐다.

베이직 평창 FC가 홈구장에서 맞붙은 상대는 고양 시민축구단이었다.

고양에서 평창까지는 무려 200km, 왕복 4시간 거리였다.

경기장에 고양팀을 응원하러 온 팬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그런데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축구장이 울릴 정도로 우렁차게 고양팀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관중석에 있던 고양 팬은 30대 남성 단 한 명뿐이었다.

팬은 혼자서 고양팀의 앰블럼과 기를 걸고 북을 쳤고, 목청을 돋우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시즌 7경기를 내리 진 꼴찌팀이었지만, 선수들을 향한 한결같은 믿음이 엿보였다.

팬의 응원을 등에 업은 고양팀은 전반 14분 선취점을 얻었다.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가던 중 후반 31분 한 골을 내주며 동점이 됐다.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되나 싶을 무렵, 후반 연장시간 2분에 고양팀은 극적으로 페널티 킥을 따냈다.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안명환 선수가 주자로 나섰고 멋지게 골을 터트렸다.

그는 세리머니를 하는 대신 동료들과 주심에게 손을 들어 양해를 구한 뒤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경기 내내 홀로 응원을 보내던 팬 앞에 멈춰서더니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그 모습에 팬은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끝내 눈물을 훔쳤고, 북을 치며 응원을 이어갔다.

홀로 응원을 온 팬은 “저희 팀이 7연패를 하고 있었는데 그날 선수들이 생각보다 잘했다. 그날 골을 넣는 순간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 같은 게 터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저한테 왜 지는 팀을 뭐하러 응원하냐…상처가 좀 됐었는데 그게 뻥 뚫리는 기분도 들었다. 어른이 되고 나서 그렇게 울어본 적이 없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는 해당 에피소드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현재 조회수 900만뷰를 넘어서며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시청자들은 “다른 팀 천만관중 부럽지 않을 팬 한 명을 보유했네” “남수단 공화국 출신 선수 응원하려고 남수단 국기도 걸었네요” “팬에게 달려가 인사한 선수도 감동이다” “그 팬에 그 선수”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