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경기 내내 욕설 내뱉던 중국 배드민턴 선수, 금메달 놓쳤다

By 이서현

올림픽 경기 중 욕설을 내뱉었다는 논란에 휩싸인 중국 배드민턴 선수가 은메달을 건 채 고개를 숙였다.

세계랭킹 3위 천칭천-자이판 조는 지난 2일 금메달 결정전에서 6위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인도네시아)에 0-2로 패했다.

앞서 중국 대표팀 천칭천은 동료 자이판과 함께 지난달 27일 한국 김소영·공희영 선수를 상대로 한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 D조 3차전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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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는 경기 중 “워차오”를 반복적으로 외쳤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이 말이 영어의 ‘FXXX’에 해당하는 욕설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일자 천칭천은 “나의 나쁜 발음이 모두의 오해를 받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도 영어 ‘조심해’라고 외친 것이 중국어 욕설처럼 들린 것 같다며 그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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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한국과 4강전을 치른 자리에서도 같은 비속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나왔다.

경기 도중 어쩌다 욕설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기합을 가장해 수시로 욕설을 내뱉었다는 이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은메달을 목에 걸고 고개 숙인 천칭천(왼쪽) 눈물을 쏟는 판자이 | AFP 연합뉴스

스스로가 자초한 논란이 심적 부담으로 작용했을까. 중국팀은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금메달 결승전에서 완패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선수를 보면서 직접 한 욕은 아니지만, 명백하게 경기 중 비매너 행위이자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공식 항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경기 도중 욕설을 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제재 조항을 두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