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 산다고 놀림받는 아이들…LH 로고 삭제 검토한다

By 이서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신혼희망타운과 분양아파트에 ‘LH 로고’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준 LH 사장이 “LH 로고를 떼 달라”는 민원이 빗발치자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처음으로 내놨다.

다만 이미 분양된 임대주택까지 LH로고를 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민원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 중인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 국회 홈페이지

지난달 27일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혼희망타운 입주 예정자들이 LH 로고 삭제를 건의하고 있다. 전향적으로 검토 가능하냐”고 질의했다.

김준현 LH 사장은 “현재 LH 로고와 자체 브랜드를 병행하고 있는데 국토부와 상의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LH는 당초 LH 로고와 단지별 브랜드를 병행해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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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의 반대 민원에 ‘신혼희망타운’ 로고를 쓰는 방안으로 변경했다가 다시 원안으로 선회했다.

최근 LH 브랜드는 기존의 차별적인 시선에 더해 LH 직원들의 투기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신뢰도가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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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LH 로고를 삭제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천 의원은 “신혼희망타운에는 자녀 3명 이상 가구가 많은데 아이들이 차별 문제에 대해서 민감하다”며 “아시겠지만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거'(LH거지) ‘엘사'(LH에 사는 사람) 등으로 불리며 LH 주택서 사는 것만으로 차별과 편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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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신혼희망타운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LH 로고를 삭제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공급될 신혼희망타운은 LH 로고를 삭제할 수 있다.

문제는 이미 분양된 130만가구의 LH 임대아파트의 경우 로고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

임대주택은 소유권이 LH에 있어 세입자로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에겐 작명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신혼희망타운과 분양주택 위주로만 새 브랜드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