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오~뽜!” 말 잘하는 앵무새 때문에 과외쌤한테 오해받은 어머니

By 이서현

“유정아, 영어숙제 해라. 얼른 씻어. 똥싸라해. 얼른 자. 유정아 (폰) 그만해. 얼른 꼽아놔.”

어느 엄마의 흔한 잔소리 같지만, 앵무새가 같이 사는 누나에게 하는 잔소리다.

말을 해도 너무 잘하는 이 앵무새의 이름은 루이다.

지난 2018년 유튜브 채널 ‘앵무새사남매-루몽다로’에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 채널 ‘앵무새사남매-루몽다로’

루이가 잔소리로 키운(?) 유정 씨는 현재 대학생이 됐다고 한다.

휴대폰은 여전히 많이 보며, 잘 씻고 잘 자며 쾌변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루이는 말을 잘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화의 흐름까지 이해해 지켜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유튜브 채널 ‘앵무새사남매-루몽다로’

하루에 꼭 2번은 혼자서 전화 통화를 하는 녀석은 “네, 네~에. 지금 한 달에…지금 삼백에 저번 사람이 산다고 했거든요” 등의 대화도 가능할 정도.

또 예수님 찬양도 하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 루이 (새털) 갖게 해 주세요. 아멘”이라는 엄마의 기도문도 따라 한다.

최근 시험을 앞둔 유정 씨가 심야영화를 보러 갈 땐 “잘하구 와”라고 다정하게 인사했다.

옆에 있던 엄마가 “뭘 잘하고 와. 영어숙제 해야지”라고 하자 그제야 아차 싶은 녀석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급격하게 딱딱한 목소리로 “김유정”이라고 불렀지만 이미 문은 닫힌 상태였다.

엄마가 어떻게 할 거냐고 채근하자 루이는 “띠링”이라는 카메라 종료음을 내며 대화를 차단했다.

유튜브 채널 ‘앵무새사남매-루몽다로’

이렇게 똑똑하고 말을 잘하는 녀석 때문에 엄마도 과거 식겁했던 적이 있다고.

유정 씨가 초등학생 때 남자 선생님에게 과외를 받던 시절이었다.

그날은 선생님이 보충 때문에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집을 방문했다.

막 씻고 나오던 엄마는 당황해서 후다닥 안방으로 들어갔다.

늘 우아하게 선생님을 맞았기에 급한 대로 머리라도 말리려고 화장대 앞에 앉았다.

그때 루이가 큰소리로 “안녕하세요!” 인사했다.

선생님은 “네! 안녕하세요”라고 대답했다.

엄마도 그러려니 하고서 금방 정리하고 나갈 생각만 했다.

유튜브 채널 ‘앵무새사남매-루몽다로’

근데, 루이 녀석이 다시 “안녕하세요”라고 외쳤고 선생님도 “네! 어머님! 안녕하세요”라고 응답했다.

루이는 또다시 재빠르게 “안! 녕! 하! 세! 요!”라고 떠들었다.

예상치 못한 흐름에 선생님은 잠시 망설이는 듯했고, 루이의 부리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오뽜~! 오뽜~! 어서오세요! 오뽜~! 오뽜~!”

지금이야 남자 목소리를 아빠와 AS아저씨로 구분하지만, 당시만 해도 어렸던 루이는 아빠 목소리와 비슷하면 모두 오빠라고 불렀다고.

선생님은 침묵했고, 엄마는 부리나케 루이의 부리를 닫았다.

곧바로 해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일단 수업 중이라 참았다.

수업이 끝나고, 엄마는 루이 녀석을 손에 들고 선생님을 배웅하며 말했다.

유튜브 채널 ‘앵무새사남매-루몽다로’

“아휴 선생님! 우리 앵무새가 너무 떠들어서 수업하기 힘드셨죠~ 호호호호~ 루이야! ‘안녕하세요’ 해야지? 루이야?”

그러나 루이는 산비둘기 같은 자세로 먼 산만 바라봤고, 동공 지진이 난 선생님은 “아…예”라고 답했다.

엄마는 지금이라도 오해를 풀고 싶다며 댓글로 당시 억울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누리꾼들은 “카메라 종료음 대박!” “어머니 말투가 우아한가 봄 ㅋㅋㅋ” “얼마나 똑똑한겨” “진심 사람으로 오해하겠다” “평범하게 배웅하다 실수 깨닫고 성까지 붙여서 진지하게 이름 부르는 거 ㅋㅋㅋ”라며 빵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