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동물의 세계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죽어가는 펭귄 무리를 보고 차마 원칙만을 고수할 수 없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BBC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다이너스티’ 제작진의 행동이 재조명됐다.
제작진은 지난 2018년 남극에서 황제펭귄을 촬영하던 중 황제펭귄 무리가 협곡에 갇혀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협곡의 경사는 펭귄들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가팔랐다.
설상가상 온도가 영하 60도까지 떨어지면서 펭귄들은 추위와 허기로 고통받다 꼼짝없이 죽을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촬영을 하며 동물의 세계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면 원칙을 고수해왔던 제작진은 갈등했다.
하지만 아빠의 주머니에 있어야 할 새끼 펭귄들이 동사하는 걸 보고서 결정을 내렸고 일종의 타협안을 생각해냈다.
직접 다가가 펭귄을 구하는 대신 길을 만들어 주고 그 선택은 펭귄에게 맡겨 보자는 것.
제작진은 로프에 의지에 협곡으로 들어가 삽으로 펭귄이 오를 수 있는 경사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펭귄의 선택을 지켜봤다. 다행히 똑똑한 펭귄 무리는 고맙게도 경사로를 따라 천천히 협곡을 빠져나왔다.
이렇게 제작진의 결정에 펭귄 수십 마리가 무사히 살 수 있었다.
윌 로슨 촬영 감독은 “우리는 눈앞에 놓인 상황만 생각했다. 원칙은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우리의 결정을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옳은 결정을 했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카메라맨 린지 매클레이는 “그들을 위해 행동하는 것보다 고통받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촬영을 마친 제작진은 본사로 돌아갔고, 영상이 공개되자 제작진의 결정에 찬사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그 펭귄 무리가 하필 그 제작진을 만나게 된 우연도 대자연 섭리가 아닐까 싶다” “제작진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눈물이 나네요” “몸을 일으켜 줄지어 걷는 뒷모습 너무 ㅠㅠ” “이런 일이 또 있다면 똑같이 해주세요” “박수를 보냅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