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산책로에서 너구리가 반려견을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JTBC ‘뉴스룸’의 밀착카메라는 서울 도심에 나타난 야생 너구리에 대해 보도했다.
최근 너구리들이 우이천 산책로에 나타나 반려동물들을 공격한다는 내용이었다.

5일 전 주인과 우이천에서 산책하다 너구리 공격을 받은 강아지.
몸과 다리에 큰 상처가 남았다.
피해 견주는 “한 마리가 뛰어와서 한 번 물고 도망가니까 다른 너구리가 와서 물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날 우이천을 방문한 기자는 운동기구 ‘거꾸리’에 올라탄 주민에게 “너구리를 본 적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주민은 거꾸로 매달린 채 “올빼미와 백로는 봤다. 너구리는 아직 못 봤다”라고 했다.
그러나 너구리 공격 사건은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라고 한다.


한 주민은 “고양이 밥 주는 곳인데 너구리 때문에 쫓겨 다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고양이에게 “코코야, 너구리가 나타나면 싸우지 말고 도망가라”라고 말을 건넸다.
기자가 마치 대답을 들으려는 듯 고양이에게 마이크를 건네자 실제로 “야옹”하는 소리가 담겼다.


이날 기자가 산책로를 돌아보니 곳곳에서 너구리들이 눈에 띄었다.
몸집이 큰 아빠 너구리와 엄마 너구리, 옆에는 새끼 너구리들도 있었다.
너구리는 공격성이 없는 동물로 알려졌지만,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위협적인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오죽하면 “산책하다 너구리를 만나면 일단 개를 안고 피하라”라는 안내도 해놨다.


이에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너구리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긴장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너구리는 포획금지 야생동물로 규정이 돼 있다.
더군다나 우이천은 너구리의 보금자리이기에 임의로 옮기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겉보기에 귀엽지만 길들이지 않은 야생동물이라서 산책로에서 마주치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도봉구청 물관리과는 “너구리가 나타나고 환경이 복원되는 중이다”라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계속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