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설강화’의 역사 왜곡 논란에 강경 대응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JTBC의 고소·고발에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드라마 설강화 관련 허위사실 유포 중지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JTBC 측이 보낸 메일 전문이 공지됐다.
앞서 ‘설강화’는 첫 방송부터 안기부 미화와 민주화 운동 폄훼 등 각종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은 3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드라마 협찬 및 광고 기업은 불매운동 조짐에 재빠르게 손절했다.

JTBC는 메일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바 강력 대응하고자 한다”라며 논란이 된 문제의 설정과 장면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운동권 대학생과 간첩의 사랑 이야기라거나 간첩과 민주화 운동을 연관 지어 역사를 왜곡했다는 것은 ‘설강화’의 설정과 무관한 근거 없는 비방과 날조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성당을 간첩 접견 장소로 연출해 민주화 운동의 역사가 깃든 명동성당을 폄하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촬영 장소가 명동성당이 아니며, 접선이 아닌 협박을 위해 찾아가 잠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안기부장의 “우리 회사 직원은 직원 목숨보다 국민 목숨을 보호해야 한다”는 대사가 안기부 미화 논란에는 휩싸이자 “영로(지수 분)의 아버지로 등장하는 안기부장이 딸에 대한 걱정을 숨기기 위해 하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드라마가 중국 자본으로 제작돼 그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 등 중국과의 연관성도 전면 부인했다.

중국 전통놀이인 마작 장면을 넣은 것과 ‘설강화’가 중국식 표기라는 것에 대해서는 “1980년대 마작을 즐기던 계층이 존재했고 ‘설강화’는 국립수목원의 국가표준 식물목록에 등재된 추천명”이라고 이야기했다.
JTBC 법무팀은 이런 내용의 공문을 약 20개 온라인 커뮤니티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JTBC의 경고에 거센 비판이 일었다.
한 누리꾼은 “설강화 측은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며 작품을 강행하더니, 정작 시청자들의 표현의 자유는 억압하고 있다”며 “역사 왜곡으로 느껴져서 역사 왜곡 같다고 한 게 무슨 죄가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들은 ‘JTBC에 고소당하지 않는 법’이라는 내용을 공유하기도 했다.
글에는 ‘설강화’를 ‘설광화’ ‘설사화’ 등으로 바꿔 부르자는 내용이 담겼다.
설강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실존 인물과 이름이 비슷할 뿐 가상의 창작물이라는 JTBC 측의 해명을 비튼 것이다.
글을 쓴 작성자는 “설강화 대신 똑같이 한 글자만 바꿔 ‘설광화’라고 부르면 고소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JTBC 드라마 설강화의 시청자 비판 의견에 대한 고소 공지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시청자의 비판할 권리를 고소로 입막음한다”며 “36만 명이 넘는 국민의 드라마 ‘설강화’에 대한 지적을 허위사실 및 짜깁기 내용이라 치부해버린다”고 주장했다.
한편, 방송 첫 주 시청률 3%대에서 출발했던 ‘설강화’는 역사 왜곡 논란에 이후 3회 연속 특별편성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3회 1.9%, 4회 1.7%, 5회 2.8%로 여전히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