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오게 된 캄보디아 출신 스롱 피아비는 여자 3쿠션 세계 3위, 국내 1위라는 놀라운 기록과 함께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21살 꽃다운 나이의 피아비는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한국 남편과 결혼하기로 했다.
원래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 국제결혼을 하면 시골에서 일만 하게 되는 등등의 좋지 않은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많은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처음 남편을 봤을 때 피부도 하얗고, 왕처럼 고급스럽고 점잖았다고 한다. 특히 그의 눈을 보고 아주 따듯한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청주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남편 김만식씨는 2011년 어느 날 피아비를 데리고 당구장에 갔다가 피아비의 당구 재능을 보게 되었다. 김 씨는 “정식으로 당구를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피아비도 승낙하게 되었다.
당구에 눈을 뜬 피아비는 말 그대로 온종일 당구에 푹 빠져 살게 됐다.
어떤 날은 오전 11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20여 시간 동안 연습한 때도 있을 정도였다.
그 결과 그녀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고 2017년도에 정식 선수 등록을 하게 됐다.
선수 등록 그해에 3개의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여 프로 데뷔 10개월 만에 국내 여자당구 3쿠션 랭킹 1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국적이 캄보디아인 그녀는 국제 대회에 출전하고 싶었지만, 해당 국제 대회와 관련된 체육 단체가 자국에 없었기 때문에 출전 자격이 없었다.
그녀의 소식을 듣게 된 캄보디아 정부는 그녀를 후원해 주기로 했고 2018 터키 이즈미르 세계 여자 3쿠션 대회에 출전하여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후에도 아시아 여자 선수권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랭킹 3위에까지 오랐다. 프로 데뷔 1년 만에 놀라운 성과를 이룬 것이다.
그녀는 여러 방면으로 자신을 도와준 남편을 “부처님이 주신 선물이고, 그가 있었기에 인생을 바꿀 수 있었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세계 정상급 당구 선수가 된 피아비는 캄보디아에서 김연아 만큼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녀는 고향에 학교를 짓는 꿈을 가지고 있다. 가난 때문에 못 배우는 아이들에게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재능이 있는 아이에게는 당구에 입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
이미 세계 여자 3쿠션 대회에서 얻은 상금 1만 5000달러(약 1700만 원) 중 5000달러(약 560만 원)를 캄보디아 당구연맹 발전 기금으로, 나머지 1만 달러(약 1100만 원)는 고향에 세울 학교 부지 매입에 사용했다.
또한 피아비는 1000만 원 상당의 구충제 1만 개를 캄보디아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런 착한 마음씨는 혜성처럼 나타난 캄보디아댁 피아비 선수의 활약을 더욱 응원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