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아리랑 선율이 울려 퍼졌다.
20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에서 민유라(23)-겜린(25) 조는 아리랑 선율에 맞춘 멋진 연기를 선보이며 올림픽을 아름답게 마무리를 했다.
아리랑은 외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정서였지만 민유라는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이기 때문에 아리랑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날 민유라-겜린 조는 프리 댄스에서 86.52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 댄스에서 61.22점으로 전체 24개 조 중 16위에 올라 20위까지 주어지는 프리 댄스에 진출했고, 2번의 댄스 총점 147.74점으로 이 종목 한국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민유라-겜린은 아름다운 개량 한복 차림으로 무대에 오르자 박수가 쏟아졌다. 인사를 한 뒤 아리랑 선율에 맞춰 연기가 펼쳐졌다.
민유라가 스핀을 돌 때는 한복 치마가 우아한 선을 그리며 돋보였고, 겜린의 씩씩한 모습과 조화를 이뤘다. 아리랑 음악과 하나 된 이들의 환상적인 연기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한국 국적을 선택한 재미교포 민유라와 귀화선수 겜린이 펼친 이번 프리 댄스는 순위와 상관없이 특별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올림픽인 만큼 한국의 문화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들은 배경음악으로 한국 전통의 ‘홀로 아리랑’을 선택했다. 의상도 음악에 맞게 개량 한복을 입었다.
민유라는 “어시스턴트 코치는 (아리랑 선곡이) 위험한 선택이라고 했다”며 “한국 사람은 알라도 독일, 미국 심판은 모르지 않나, 힘들 것 같았지만 (겜린과) 끝까지 해보겠다고 했다”며 아리랑을 선택했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여자 싱글은 김연아로 (한국이) 잘 알려져 있지만 아이스댄스는 아니다”고 밝히며 “아리랑을 통해 한국의 아이스댄스를 알리고 싶어 한복을 입었다”고 말했다.
겜린 역시 “올림픽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 한국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평창올림픽에서 최초로 한복을 입고 연기한 민유라-겜린은 앞으로도 한국적인 댄스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피겨여왕’ 김연아도 찾아와 이들을 응원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