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시각장애인 소녀 이소정양(14)의 무대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9일 열린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열망과 인간 존중의 가치를 감동적인 무대로 담아냈다.
이날 각국 선수단 입장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개회를 공식 선언했고, 장애-비장애 컬링 대표팀의 ‘스킵’ 서순석과 김은정이 마지막 주자로 성화를 점화했다.
이에 앞서 계단이 없는 성화대를 로프에 의지에 오르는 아이스하키 주장 한민수 선수의 모습도 장애인 선수들의 삶의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특히 선수단 입장 후 펼쳐진 ‘가능한 꿈들’이란 공연은 디즈니 영화의 한 장면처럼 화려하고 흥겨우면서도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점자블록을 따라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스타디움 가운데까지 걸어나온 시각장애인 이소정양은 첫 등장부터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이양은 희귀난치질환과 장애 환아를 위한 음반 ‘아름다운 세상’을 부른 메인 보컬이다.
이양은 앞을 볼 수 없지만 어둠속에서 미소를 지으면서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렸고, 그 그림들은 이내 살아 있는 생명체들로 나타나 현실이 됐다. 그 후 평창 설원에 홀로 남은 이양에게 반다비가 등장해 마법의 귀마개를 주자 다시 어린이 친구들과 파라보트가 등장하며 흥겨운 축제가 펼쳐졌다.
이양은 꿈을 상징하는 파라보트를 타고 무대 위를 날아올랐고, 은하수를 배경으로 청아한 목소리로 ”내 마음속 반짝이는’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보이지 않아도 그 별은 있네, 잡히지 않아도 바람이 되어 불어오네’ ‘가끔은 부딪히고 넘어지기도 해, 하지만 툭툭 털고 여기 하나 되어’ 등 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떠올리게 하는 가사와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선율은 듣는 이들의 순수한 꿈과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이양은 지난 2016년 SBS의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당시 13세였던 이양은 ‘You raise me up’ 등 명곡을 부르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충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