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패싱’ 뢰브 감독, 지금까지 한국팀 분석 안 한듯

By 이 충민

독일 축구대표팀의 요아힘 뢰브 감독이 남은 기간 한국 축구대표팀을 분석해 승리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뢰브 감독은 24일 조별리그 스웨덴전에서 2대 1로 승리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묻는 말에 “먼저 우리 팀 상황을 짚어보는 게 우선”이라며 “한국대표팀의 전력은 이후에 분석하고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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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브 감독은 이미 ‘코리아 패싱’으로 유명하다. 한 한국 축구계 관계자의 전언에 의하면 뢰브 감독은 지난해 12월 1일 모스크바 크렌린궁에서 펼쳐진 러시아월드컵 조추첨식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뢰브 감독이 ‘스웨덴은 이렇게 준비하고, 멕시코는 저렇게 준비하라’고 코치에게 주문했다. 그런데 코치가 한국에 대해 묻자 뢰브 감독은 ‘한국은 놔둬’라고 얘기하더라. 한국을 무시하는 것 같아 약간 기분이 나빴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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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브 감독의 ‘코리아 패싱’은 이달 초에도 이어졌다.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1대2로 패한 뒤 뢰브 감독은 한국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 4주 뒤 답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당시 뢰브 감독이 제시한 4주 뒤면 오는 27일 한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근접하는 날짜였다. 이를 두고 현장에 있던 독일 취재진들도 “아직 한국을 분석하지 않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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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코리아 패싱’을 일삼던 뢰브 감독은 24일에도 “한국의 전력은 이미 우리 전력분석원이 앞선 두 경기를 분석했다”라며 “해당 자료를 토대로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결국 월드컵이 열린 이후 분석원이 분석한 한국 경기를 토대로 남은 3일만에 한국전에 대비하겠다는 셈이다.

한국과 독일이 객관적으로 전력 차이가 아무리 많이 난다지만(피파 랭킹 1위 vs 57위) 한국에 대한 대응이 너무 허술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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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그리 한가한 상황은 아니다. 독일은 일단 오는 27일 독일은 한국전에서 최대한 많은 득점 차로 승리한 뒤 같은 시간에 열리는 멕시코-스웨덴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독일은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지만 현재 정상 전력은 아니다.

뢰브 감독은 24일 “현재 많은 선수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레드카드를 받은) 제롬 보아텡을 포함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한국전에 나설 수 없는 선수가 몇 명인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 허술한 대비를 해왔던 뢰브 감독이 27일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