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기량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민정(20)과 심석희(21)가 22일 1000m 결승에서 서로 충돌하면서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 초반 심석희가 3번째, 최민정이 4번째에 자리했고, 수잔 슐팅(네덜란드)과 킴 부탱(캐나다)이 레이스를 이끌었다.
판도를 살피며 가장 뒤에 처져있던 최민정은 2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에서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스피드를 낸 탓에 쉽게 추월하지 못했다.
마지막 한 바퀴가 남겨 두고 최민정이 아웃코스에서 다시 한 번 스피드를 올렸지만, 바로 안쪽에 있던 심석희가 아리아나 폰타나에게 밀리면서 최민정과 부딪혔다. 결국 두 선수 모두 넘어져 펜스에 크게 부딪혔다.
그사이 1, 2, 3위는 모두 다른 나라 선수들이 가져갔다. 네덜란드의 슐팅이 1분29초778로 금메달, 부탱이 1분29초956으로 은메달,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가 1분30초656으로 동메달을 챙겼다.
최민정은 1분42초434의 기록으로 5명 중 4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서 15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민정은 3관왕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경기 후 최민정은 큰 통증을 느끼듯 다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함께 레이스에 나선 심석희는 실격을 당했다. 소치 대회와 이번 대회까지 계주에서만 2개의 금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개인전 금메달을 다시 4년 뒤로 미루게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심석희는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탔다고 생각한다”며 가족 얘기에는 눈시울을 붉혔다. 심석희는 “오늘도 와주셨는데, 항상 저를 믿고 응원해 줘서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향 강릉에서 올림픽을 치르게 된 것도 감격스러웠다고 했다. 심석희는 “그냥 너무 좋았다. 어릴 때 왔다 갔다 하던 길, 살던 집도 보였다”며 “너무 감사했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양민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