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규(25)가 처음 참가한 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를 기록, 34초41를 찍은 하바드 로렌첸(노르웨이)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차민규는 전체 18개조 중 14조에서 뛰었다. 뒷 조는 4개, 차민규의 금메달도 예상됐다. 그러나 15조에서 로렌첸이 34초41을 찍으며 차민규를 0.01초 앞섰다.
차민규는 “너무 기뻐서 정신이 없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즐거워했다. 그래도 아쉬움은 감추지 못했다. “메달권이라고 생각했고 잘 하면 금메달이겠다 싶었는데, 다음 조에서 0.01초 차이로 깨졌다”고 곱씹었다.
‘0.01초’는 어떤 의미일까, 차민규는 “짧은 다리”라고 답했다. “1등 순위가 바뀌고 나서 아쉬웠다. 그래도 내 목표는 상위권이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차민규는 귀에 익지 않은 이름이다. ‘남자 500m’하면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 모태범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차민규는 2011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갈아탄 뒤 급성장했다. 전향 후 첫 올림픽이었던 2014년 소치를 준비하던 도중 오른쪽 발목을 심하게 다치는 부상을 당해 TV로만 지켜봐야 했다. 이후 그는 착실하게 평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시리즈 2차 대회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7 삿포로 동계올림픽 동메달, 앞서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동계 유니버시아드 남자 500m와 1000m에서는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7~2018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대회에서 34초31로 준우승을 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 김보름, 박승희처럼 차민규도 성공했다. 그러나 쇼트트랙 출신 다른 스피드스케이터들과 달리 차민규는 500m와 1000m라는 단거리에 집중했고, 또 다른 성공신화를 썼다.
양민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