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힘들다는 내색을 잘 하지 않는 손흥민(26·토트넘)도 이번엔 정말 힘들었나 보다.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어진 소속팀 경기에 국가대표 평가전까지.
누구보다 바쁜 2018년을 보내며 ‘혹사 논란’까지 불러왔던 손흥민은 올해 자신의 마지막 A매치를 마치고 짧은 한숨과 함께 “조금, 힘드네요”라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손흥민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을 마치고 “후반전 뛸수록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2018년은 손흥민의 축구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된 해다.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나서 ‘거함’ 독일을 잡는 골을 터뜨리는 등 활약했고,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 혜택을 받아 큰 과제를 하나 해결했다.
이어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국가대표팀에선 ‘캡틴’ 완장까지 달아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벤투 감독 체제 4차례 A매치에 모두 선발로 나선 만큼 육체적, 정신적 피로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힘들다”고 털어놓은 것도 잠시.
손흥민은 “경기에 나서고 말고는 저의 권한이 아니다. 선수는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소속팀에 복귀해 잘 쉬고 잘 자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며 자신을 다독였다.
이어 “여기까지 오면서 좋은 일도 많았고, 여러 일이 일어났다. 지금 힘든 것 하나쯤은 버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안게임 차출 때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이 합의한 데 따라 올해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을 더 볼 수 없다. 그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돌아올 예정이다.
이날 팀은 2-0으로 앞서다 다소 아쉬운 2-2 무승부를 거뒀다. 2-0으로 앞서가는 황인범(대전)의 골을 어시스트했지만, 손흥민의 표정도 썩 밝지 못했다.
손흥민은 “2-0으로 앞선 이후 경기 운영에서 문제가 좀 있었다. 다들 골을 넣으려 욕심부리다 보니 공간이 벌어졌다”면서 “골 욕심은 당연하지만, 경기 운영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자평했다.
최근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골 침묵’에 빠진 그는 “저 역시 당연히 골 욕심이 난다. 이렇게 많은 팬 앞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 하면 얼마나 좋겠냐”면서 “모든 선수가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저보단 팀이 득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안컵까지 일단 소속팀에서 컨디션 조절을 잘하며 회복을 잘해야 한다. 그래야 대표팀에서도 잘할 수 있다”며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며 2019년을 기약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