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22)이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37)의 벽을 넘지 못했다.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단식 8강에서 페더러에게 0-2(5-7 1-6)로 졌다.
지난 1월 호주오픈 4강 맞대결에서 발목 부상으로 아쉽게 기권한 정현은 이날 페더러에 기죽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1세트 게임 스코어 0-3으로 끌려가다가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침착하게 따라붙는가 하면, 페더러의 서브게임에서 4차례나 듀스에 몰아넣었다.
하지만 페더러는 고비마다 서브에이스를 터뜨리고, 네트플레이와 베이스라인 공격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베테랑의 면모를 한껏 뽐냈다. 이날 정현이 서브에이스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반면 페더러는 12개의 서브에이스를 올렸다. 정현의 첫 서브 정확도는 52%로, 67%를 기록한 페데러에 크게 뒤처졌다.
지기는 했지만, ATP 투어 대회 등급 중 4대 메이저대회 다음으로 높은 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에서 처음으로 8강까지 오른 정현은 랭킹 포인트 180점을 확보했다.
페더러는 정현을 꺾고 4강에 진출하면서 대회 2연패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2004~2006년, 2012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개인 통산 6번째 이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페더러는 4강에서 세계랭킹 49위 보르나 초리치(22·크로아티아)와 맞붙는다.
이충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