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30)이 스피드스케이팅 10000m를 4위로 마치면서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레이스를 선보였다.
이승훈은 15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12분 55초 54만에 결승선을 통과, 자신의 기존 10000m 최고 기록(1분57초27)을 2초 가까이 당겼다.
이승훈의 올 시즌 최고기록은 13분09초26, 랭킹은 19위에 불과했지만, 큰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증명하며 만족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이승훈은 밴쿠버 올림픽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 종목인 매스스타트와 팀추월에 집중하기 위해 10000m를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해 링크 위에 섰다.
이번 대회 10000m에는 이승훈을 비롯해, ‘장거리 황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소치 챔피언’ 요리트 베르흐스마(네덜란드), ‘세계기록 보유자’ 테드 얀 블루먼(캐나다) 등 쟁쟁한 실력자 12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날 금메달은 12분39초77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블루먼이 차지했다. 은메달은 12분41초98의 베르흐스마, 동메달은 12분54초32의 니콜라 투몰레로(이탈리아)에게 돌아갔다. 스벤 크라머는 13분1초02로 결승선을 통과해 6위에 머물렀다.
이승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승훈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좋은 기록이다. 개인 최고 기록을 깨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10바퀴를 잘 타서 좋은 기록을 냈다. 관중들의 큰 응원 덕에 랩타임을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또 “너무 아쉬워 잠도 못 잘 것 같다”면서도 “더 중요한 종목들 남았다”며 남은 경기에서 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래도 크라머는 이겼다”며 밝게 웃어보였다.
이승훈은 18일 정재원, 김민석과 함께 남자 팀추월 준준결선에 출전한다. 주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도 이승훈의 ‘금빛 질주’를 기대해볼 만하다. 매스스타트는 이번 평창올림픽을 통해 최초로 정식 도입됐다.
양민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