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승패에 쐐기를 박는 ‘결승골’을 터뜨린 선수가 휘슬이 울리자마자 펑펑 울었다.
그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단지 경기에서 승리해서, 혹은 골을 터뜨려서가 아니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동료 선수 품에 안겨 서럽게 울던 축구 선수. 지금부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난 24일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E조 경기가 치러졌다.
이날 경기에 맞선 두 팀은 한국의 경남FC와 일본의 가시마 앤틀러스였다.
승리의 주역은 바로 경남FC 소속 공격수인 쿠니모토 다카히로(Kunimoto Takahiro). 일본 선수였다.
그는 일본팀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1-0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쿠니모토의 결승골 덕분에 경남FC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사상 첫 승을 기록했다. 수많은 동료, 팬들의 축하와 응원을 받은 쿠니모토는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쿠니모토는 동료 선수를 뜨겁게 끌어안으면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사실 그는 과거에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였다. 청소년 축구팀에서 뛰며 일본 축구의 유망주로 꼽히던 과거가 있었다.
하지만 태도 불성실 등의 이유로 J리그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이후 쿠니모토는 K리그로 오게 됐다.
그는 “일본에서 활동한 기간 동안 큰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 반드시 바뀐 모습을 보여줄 테니 기대해달라”라고 전했다.
그리고 바로 이날, 쿠니모토는 경기에서 일본팀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경기 MVP로 맹활약했다.
경기가 끝난 이후 쿠니모토의 머릿속에는 지난 날이 떠오르며 온갖 감정이 가슴 속을 파고들었으리라.
축구 팬들은 “정말 고생했다. 멋진 경기였다”라며 그를 열렬히 응원했다.
이날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인 모리야스 하지메도 직접 경기장을 방문해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은 그의 일본 국가대표 발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