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팬들이 극적인 결승골 장면에 잇달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뉴네이션 등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26일 오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경기)을 생중계로 시청하던 남성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이 남성은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주의 아냐투야에 살던 주민으로 평소 지독한 축구광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평소 TV로 축구를 시청하면서도 마치 경기장에 나간 것처럼 열정적인 응원을 즐겼고 러시아 월드컵 역시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 개막 후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목청을 높여 아르헨티나를 응원했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가 페널티킥을 실축하자 급히 혈압약을 먹기도 했다.
가슴을 졸이던 가족이 걱정했던 일은 결국 벌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르헨티나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격돌했다. 시간에 맞춰 TV 앞에 앉은 남자는 또 다시 열정적인 응원을 시작했다.
그러다 마르코스 로호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후반 41분. 16강 티켓을 확정한 결승골이 터지자 남자는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고 길게 “골~~~”을 외치다 정신을 잃었다.
가족들은 소방대를 불러 남성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그는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 이미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날 같은 경기에서 방글라데시의 한 아르헨티나 팬도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었다.
현지 언론 방글라뉴스24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라즈샤히 마할다르파라에 사는 헬린 호샤인(45)은 친척과 함께 대형 스크린 앞에서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경기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르코스 로호가 결승골을 넣자 역시 심장마비로 넘어졌다. 가족들이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현지 경찰은 “우리는 아르헨티나 축구 팬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통보받았다”며 “범죄와 관련이 없으므로 경찰은 파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