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전 축구 국가대표 차두리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1년 전인 지난해 말 차두리는 FC서울 산하 유스(18세 이하)팀 오산고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부임한 지 2년 만이었다.
그렇다면 왜 물러났을까. 실책을 저질러서일까. 아니다. 그 반대다.
평소 “한국 축구의 뿌리부터 튼튼히 다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차두리가 감독으로 부임한 첫 해 오산고는 K리그 주니어 A조에서 8승 2무로 무패 우승했다.
차두리가 그만두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체전에선 영생고, 현대고, 개성고, 풍생고 등 강팀들을 연속해서 꺾고 최종 우승했다.
이는 차두리가 아이들의,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축구를 고집한 덕분에 맺은 결실이었다.
특히 차두리는 어린 선수들과 남다른 신뢰감을 쌓았다. 훈련이 아닌 사석에서도 유소년 축구 선수들과 자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차두리는 그간 공공연하게 “우리 어린 선수들이 분데스리가, 월드컵, 대표팀 경력보다 더 소중하고 값진 나의 보물”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의 반응도 무척 긍정적이었다. 오산고 축구팀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아들 녀석이 지금까지 축구하면서 매일매일 재밌고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는 후기가 줄지어 올라왔다.
학부모 A씨는 “도전하다 실패해도 화를 안 내고 괜찮다고 격려한다. 당장의 성적보다 선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이렇듯 부임한 지 2년 만에 엄청난 성과를 낸 차두리는 감독직을 떠난 뒤인 올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기술 연구 그룹(TSG)으로 합류했다.
차두리는 카타르로 향하며 이런 각오를 다졌다.
“나는 우리나라 어린 선수들이 엄청난 잠재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그것을 어떻게 어른인 우리가 교육하고 발전시켜주는지가 숙제다. 차근차근 세계 축구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아버지 차범근과의 비교에 차두리는 또 이런 말을 남겨 사람들에게 여운을 안겼다.
“아버지는 못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나는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감독은 아버지보다 나은 감독이 될 자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