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징크스를 털고 12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4일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까지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내지 못한 뒤 가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2006 독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8강에 오르며 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승부차기는 곧 패배’라는 공식이 성립할 만큼 그동안 승부차기에 부진했던 잉글랜드는 이번에 징크스를 털었다.
손흥민의 토트넘 팀 동료인 해리 케인은 대회 6번째 골을 터뜨려 득점왕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섰다. 2위인 로멜루 루카쿠(4골·벨기에)와의 격차는 2골이다.
케인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휴식을 취해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6골을 터뜨리는 무서운 골 결정력을 과시했다. 6골 중 절반은 페널티킥으로 얻었다. 경기당 2골이다.
콜롬비아는 핵심 전력인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입은 부상 여파로 결장하면서 100% 전력을 선보일 수 없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최종순위 5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콜롬비아는 두 대회 연속 돌풍을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에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며 저력을 보여줬다.
전반이 0-0으로 끝난 가운데 잉글랜드가 후반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8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콜롬비아의 산체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케인에게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케인이 직접 키커로 나섰고 오른발로 가운데를 노려 골을 터뜨렸다.
콜롬비아는 선제골을 내주고 공세를 펼쳤지만 잉글랜드의 노련한 운영이 돋보였다. 콜롬비아는 오히려 심판 판정에 거칠게 반응하며 스스로 흐름을 놓쳤다.
하지만 승부의 여신은 90분 안에 잉글랜드의 손을 들어주길 거부했다.
콜롬비아가 패색이 짙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예리 미나의 극적인 헤딩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날 콜롬비아의 첫 번째 코너킥이었다.
연장 30분 동안 추가골이 나오지 않아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두 팀 모두 두 번째 키커까지 성공했다. 잉글랜드가 먼저 실수했다. 세 번째 키커 조던 헨더슨의 슛이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에게 막혔다.
또 다시 승부차기의 저주가 찾아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콜롬비아의 네 번째, 다섯 번째 키커인 마테우스 우리베, 카를로스 바카의 슛이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잉글랜드의 골키퍼 픽포드는 바카의 슛을 선방해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마지막 키커 에릭 다이어의 슛이 골네트를 흔들자 기쁨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