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이상호(23)가 우리나라 동계올림픽 역사상 첫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룬 가운데 ‘배추보이’라는 그의 별칭에 관심이 쏠린다.
강원도 정선 출신 이상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권유로 처음 스노보드를 접했다. 근처에 훈련장이 없어 고랭지 배추밭 눈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익혔다. 이 일화가 알려지며 ‘배추밭 소년’ ‘배추 보이’로 불린다.
이런 상황을 알게 된 팬들은 그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날이면 꽃다발 대신 어김없이 ‘배추 다발’을 선물해 애정을 표시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상호는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굉장히 좋은 별명이다. 제가 스노보드를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환경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별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달게 수용했다.
이상호는 또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너무 기쁘거나 그런 생각도 없다.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 스스로 자랑스럽다. ‘스노보드의 김연아’가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어느 정도 다가간 것 같다. 김연아는 모든 운동선수들의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평소에도 이상호는 “비인기 종목이던 피겨를 인기 종목으로 끌어올린 김연아 선수처럼 스노보드에서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다.
18세인 2013년 국가대표에 뽑힌 이상호는 2014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스노보드 종목 기대주로 떠올랐다.
양민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