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윤(24)이 보란 듯 해냈다. 자칫 빛을 발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진주다.
김태윤은 23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08초22를 기록, 키엘트 누이스(네덜란드·1분07초95)와 하바드 로렌첸(노르웨이·1분07초9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마디로 ‘서프라이즈!’다. 김태윤의 올 시즌 최고기록은 1분08초08로 평창 대회에 참가한 36명 가운데 13위다. 1분06초대 기록 보유자만 해도 누이스, 로렌첸을 비롯해 4명이다.
이로써 김태윤은 2010 밴쿠버 대회에서 모태범(29)이 은메달을 따낸 지 8년 만에 남자 1000m에서 메달을 품에 안았다.
김태윤은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넘어졌고, 출전이 무산됐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일어나 지난해 10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000m 대표 자격을 따냈다.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 4번 참가,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70점을 획득, 올림픽 출전권도 확보했다.
소치 대회에서 동계올림픽 워밍업을 마친 김태윤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겨냥했다. 작년 2월 강릉에서 열린 ISU 세계선수권 대회 경험이 도움이 됐다.
김태윤은 당시 13위에 그쳤지만 경기장의 빙질을 확실히 파악했다. “경기장의 빙질이 나처럼 힘으로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들이 속도를 내기 힘들다. 빙질이 무른 느낌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분석했었다.
김태윤은 몸무게를 줄였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스타트에서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결국 이날 빠르게 스타트했고, 장점인 파워도 제대로 과시했다.
양민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