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전성기 시절에도 찍소리 못했던 단 한 사람

By 윤승화

동갑인 박명수가 “호동 님”이라고 존댓말을 한다는 강호동. 씨름선수 출신인 강호동이 싸움을 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박명수는 존댓말을 하게 됐노라고 고백한 바 있다.

강호동이 씨름선수 시절일 때는 183cm에 130kg까지 체격이 나갔다. 19살에 최연소 천하장사 타이틀을 거머쥐고, 현역 중 승률 1위를 기록했다.

경기장에서 공격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괴성을 지르거나 심판의 판정에 거친 항의를 자주 해서 ‘모래판의 무법자’라고도 불렸던 강호동.

그런 강호동이 꼼짝 못 하고 순한 양처럼 따랐던 사람이 있다.

강호동의 소속팀 감독이었던 ‘백두대호(白頭大虎)’ 김학용 감독(1935~2007)이다.

김학용 감독은 중학생 시절부터 쌀 포대 가마 두 대(160kg)를 너끈히 짊어졌다고 할 정도의 장사였다.

1956년부터 1965년까지 씨름선수로 활동해 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21번 우승을 싹쓸이한, 당대 대한팔도 최강의 씨름꾼이었다.

김학용 감독은 또 씨름계의 대부였다. 은퇴 후 수십 년이 지나 직접 강호동을 발굴하고 키워냈다. 강호동은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김학용 감독을 따랐다.

그런 김학용 감독의 당시 강호동과 함께 있는 모습이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머리는 희끗희끗한데, 눈빛은 별명인 백두대호처럼 호랑이 같이 살아있는 모습이었다. 씨름판에서 선배 선수들을 제압하던 강호동의 기세는 김학용 감독 앞에서 세상 순해졌다.

이 시절 김학용 감독은 60대가 훌쩍 넘은 나이에도 130kg의 강호동을 아기처럼 둘러매고 다녔다.

김학용 감독은 ‘모래판의 무법자’라는 주변 평에 대해 “호동이의 천성은 외모와는 달리 그지없이 착해 말을 잘 듣는 편”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