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인 박명수가 “호동 님”이라고 존댓말을 한다는 강호동. 씨름선수 출신인 강호동이 싸움을 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박명수는 존댓말을 하게 됐노라고 고백한 바 있다.
강호동이 씨름선수 시절일 때는 183cm에 130kg까지 체격이 나갔다. 19살에 최연소 천하장사 타이틀을 거머쥐고, 현역 중 승률 1위를 기록했다.
경기장에서 공격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괴성을 지르거나 심판의 판정에 거친 항의를 자주 해서 ‘모래판의 무법자’라고도 불렸던 강호동.
그런 강호동이 꼼짝 못 하고 순한 양처럼 따랐던 사람이 있다.
김학용 감독은 중학생 시절부터 쌀 포대 가마 두 대(160kg)를 너끈히 짊어졌다고 할 정도의 장사였다.
1956년부터 1965년까지 씨름선수로 활동해 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21번 우승을 싹쓸이한, 당대 대한팔도 최강의 씨름꾼이었다.
김학용 감독은 또 씨름계의 대부였다. 은퇴 후 수십 년이 지나 직접 강호동을 발굴하고 키워냈다. 강호동은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김학용 감독을 따랐다.
머리는 희끗희끗한데, 눈빛은 별명인 백두대호처럼 호랑이 같이 살아있는 모습이었다. 씨름판에서 선배 선수들을 제압하던 강호동의 기세는 김학용 감독 앞에서 세상 순해졌다.
이 시절 김학용 감독은 60대가 훌쩍 넘은 나이에도 130kg의 강호동을 아기처럼 둘러매고 다녔다.
김학용 감독은 ‘모래판의 무법자’라는 주변 평에 대해 “호동이의 천성은 외모와는 달리 그지없이 착해 말을 잘 듣는 편”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고.